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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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36

2019.1
#봄내를 만나다
봄내 인터뷰
최돈선 춘천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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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예술가의 만남이 중요하다

최돈선 춘천시문화재단 이사장





“어서 와요. 옥차 한 잔 줄게.”

“옥차요?”

“옥수수차.”

춘천시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예술 행사와 축제를 담당하는 춘천시 문화재단의 신임 이사장 최돈선.

그는 첫 만남부터 강원도 옥수수처럼 편한 사람이었다.

이사장 취임 후 석 달. 효자동 춘천시문화재단 이사장실에서 그를 만나 보았다.






문화도시 춘천 시민들께 문화예술 스며들게 할 것




- 일은 할 만 하세요?


예, 뭐 할 일이 많네요. 각종 공연에 전시에. 1년 동안 만나야 할 분들을 취임 한 달 동안 다 만난 것 같네요.




- 춘천시가 요즈음 문화특별시 조성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문화재단의 역할도 더불어 커질 것 같습니다만.


춘천시민과 예술가들의 만남, 그리고 춘천시민의 예술인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춘천교육지원청, 춘천시 그리고 문화재단이 1인 1예술교육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관내 초등학생이 문화적 삶을 향유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우선 두 학교를 선정해서 시범 실시를 한 후 구체적인 윤곽을 잡을 것입니다.




- 올해 주력하고 싶은 사업 분야는 무엇입니까?


축제식으로 뻥 터뜨리기 식의 사업을 지양하고 문화예술이 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그게 맞는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시민이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생활 문화 진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계속 개발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춘천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지역 분들이 어떤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싶어 하는지도 파악해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꽹과리가 치고 싶다, 나는 바이올린을 켜고 싶다, 그런 요구들을 파악해서 예술가를 투입시키는 겁니다. 또 마을마다의 문화적 특색을 찾아 그 마을만의 정체성을 찾아주는 일을 할 것입니다. 물론 여러 단체나 시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지만 이런 것들을 좀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겁니다.


전라남도 광주에 가면 식당마다 벽에 꼭 그림 한 점씩 걸려 있습니다. 문화 도시를 표방하지 않아도 말입니다. 우리 도시는 현재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는데 식당에 그림 한 점 안 걸려 있는 삭막한 도시가 되면 안 됩니다. 어딜 가든 우리 시 작가들의 그림이 걸려 있고 시화가 있고, 춘천의 음악가들이 작곡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래서 앞으로 춘천 문화예술인들의 지도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지도를 보고 어디서 누가 무엇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예술가들이 보통 혼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유기적 관계를 만들어주려 합니다. 시민들은 그들의 작업실이나 연습실, 창작실을 찾아다니며 예술을 가까이할 수 있고요.




- 춘천시문화재단의 1년 예산이 얼마나 되나요?

아직 심의가 끝나지 않았지만 약 140억 정도 됩니다. 그 중에서 60억은 춘천시립예술단에 속해 있는 시립교향악단, 시립 합창단, 청소년교양악단, 청소년합창단 단원 약 200명의 공연비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재단 운영 및 문화예술 지원 사업비로 쓰입니다.







공정한 심사로 예술인 지원 기회 균등 보장



- 흔히 예술가는 배고픈 직업이라고 합니다. 아직 재단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신예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할 방안이 있는지요?


꼭꼭 숨어있는 예술가를 발견할 재간은 없고요, 본인들이 열정을 가지고 거기에 대한 성과를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성과가 눈에 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원을 해야겠지요. 단체전 같은 곳을 가면 꼭 눈에 띄는 작품이 있습니다. 주목받는 사람이 있어요. 저희도 부지런히 발굴을 하겠지만 적극적인 활동을 부탁드립니다.




- 어떤 기준으로 예술가들을 지원하실 생각인지요?


무조건 작품입니다. 누가 먼저 문단에 등단했고, 누가 전시회를 여러 번 했고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작품 중심으로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지원 대상 예술가를 선정할 때 춘천 지역 심사위원들이 아닌 타지 분들로 선정할 생각입니다. 인맥 위주의 선발을 방지하기 위해서지요. 그렇게 하면 신예 예술가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겠지요.




- 문학상을 여러 번 수상한 시인이신데 창작 활동은 계속하시나요?


작년에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간 기행문이 있는데 그게 올해 책으로 나올 거고요, 시집도 한 권 나올 겁니다. 쉽게 풀어 쓴 시 이론서 한 권도 준비 중입니다.




- 이사장으로 계시면서 힘든 점이나 앞으로 우려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예술가들을 만나는 게 제 일인데 그분들이 대부분 술을 좋아합니다. 저는 한 잔씩 드려도 돌아오는 건 열 잔이니 몸이 힘들어요. 저한테 술을 좀 덜 권하면 좋겠습니다(웃음). 다른 건 없습니다.





예술가, 그 중에서도 시인 출신의 최돈선 신임 이사장.

그의 행보가 시처럼 맑아서 춘천, 그 이름만으로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예술의 도시로 반짝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