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세 사람이 첫 시집을 출간했다. 자영업으로 가정을 꾸리는 이봉주 씨, 회사에서 직장인으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김해경 씨, 백의천사로 이웃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이정화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지난해 11월 첫 시의 집을 짓고 3인 3색이란 이름으로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세 사람 모두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시인으로서 첫 시집 출간이다. 시를 쓰면서 삶의 고단함을 삭제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미소 짓는다.
이들은 평범한 우리네 이웃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 세 명의 시인은 자신들의 아픔을 시로 짓는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렇기에 이들이 발간한 첫 시집은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남편과 아버지로서 자녀의 아픔과 일상의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시를 쓰는 이봉주(66세) 씨. 그는 늦은 밤까지 자영업을 마친 후 시를 쓰면서 2020년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영광을 얻었다.
2005년부터 취미활동으로 시를 쓰기 시작한 김해경(60세) 씨. 주부로서 자녀 양육과 병행한 직장 생활로 자존감을 잃어버렸다는 김 씨.
사회 생활에 지친 모습과 자신이 겪고 있는 삶의 아픔을 위로하기 늦은 나이에 시를 쓰고 2020년 문예지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25년은 자신의 형제들을 위해 살아온 이정화(58세) 씨. 결혼 후에는 자녀를 위해 억척스러운 일상을 꾸려야 했었단다.
철 없던 시절 어머니를 잃는 등 가족사와 두세시간만 잠을 자야 했던 이야기를 시로 쓰기 시작한 이 씨. 자신의 아픔을 언어로 표현하면서 2017년 문예지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 제목은 다르지만 각자 자신들의 아픔을 시로 표현했다. 그렇기에 선뜻 세상에 내놓기가 두려웠다는 이들. 하지만 시를 알아가고 시를 쓰면서 아픔보다 삶의 보람을 얻었다는 시인들이다.
시는 일할 때 스치는 직관을 잡아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열쇠가 되었다는 이봉주 씨. 시를 쓰면서 잘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고 삶을 뒤돌아볼 수 있어 행복하다는 김해경 씨. 그리고 시를 쓰기 전에는 절박함에 힘들었고 때로는 세상과의 단절로 생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이정화 씨.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세 사람의 시인은 몇 년 전부터 빛글문학이란 동인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함께 첫 시집 출판기념회를 가진 것이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첫 시집을 출간한 3人(인) 3色(색)의 시인들. 이제는 더 살아야 할 이유를 알게 되었단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인생의 책임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힘들었던 일들에 대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자녀들에게 문화유산을 남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시를 쓸 수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아픈 삶을 시로 승화시켜 또 다른 삶의 책갈피를 펼쳐야겠다.
우리의 삶과 내면의 모습을 담은 시 한 편 써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