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역먹거리직매장
옛경춘로 830(삼천동) 252-9950 @chuncheon_localfood
오늘 먹은 짜장면에 들어간 감자와 양파가 지구 반 바퀴를 돌아왔는지, 우리 지역에서 자란 농산물인지 고민하며 밥을 먹어 본 적이 있는가.
한 나라의 전체 식량 소비량에서 자국산 식량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식량자급률.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020년 기준 45.8%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저 수준이다. 특히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1%에 그치는데, 곡물자급률은 1990년 43.1%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자급률이 낮으면 팬데믹이나 전쟁이 닥쳤을 때 큰 혼란을 겪는다. 쌀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즉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자급률이 낮을수록 식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의 이동 거리를 뜻하는 푸드 마일리지가 높아지는데 이는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고 결국 환경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이동거리가 늘어날수록 살충제, 방부제가 사용되고 장거리 운송에 연료도 많이 쓰인다.
거대하고 어려운 이야기 같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얼마든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푸드 마일리지를 낮추고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가 내가 사는 지역의 먹거리를 소비하는 것이다.
소비자 가를 고민하던 임도섭 씨는 고민 끝에 받고 싶은 금액보다 500원 낮춰 스티커를 붙였다.
춘천지역먹거리직매장(이하 직매장)이 올해 5월 임시 개장해 시범 운영을 거치고, 10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정식 개장 후 평일 매출은 12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주말 매출은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선으로 늘었다. 판매 품목의 절반 이상이 춘천 지역 농산물이다.
직매장에 직접 농사지은 수확물을 내놓으려면 실제 춘천의 농업인인지 확인돼야 하고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들어야 한다. 재배, 납품 등에 관한 여러 가지 교육을 수료해야 센터와 약정을 맺을 수 있다. 이후 센터의 생산관리팀이 기본적인 농가 관리를 하는데, 센터뿐만 아닌 춘천시에서도 지역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수시로 진행한다. 안전성 검사는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과 강원대학교친환경농산물안전성센터에 의뢰하여 검사를 하고 있는 구조다. 최소 2개 기관 이상의 검증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농업인은 판매량과 금액을 직접 정해 매대에 올려놓을 수 있고, 직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아침에 갓 수확한 농작물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직매장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지역 농가(소농)들의 판매망이 확대돼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식량 안보의 위기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발걸음으로 지구를 살리는 데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
직매장에서 만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