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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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83

2022-12
#봄내를 꿈꾸다
봄내기업
나눔을 빻는 공장
사랑으로 빚은 메밀가루 <대영제분>


사랑으로 빚은 메밀가루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리운 계절, 12월이다. 가난했던 찰리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연상시키는 착한 기업이 춘천에도 있다. 이 메밀 공장의 주인은 어르신들의 낡은 집을 고치고, 새터민들의 고향음식인 녹말국수를 선물하면서도 ‘무엇을 더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한다. 나눔을 통해서 에너지를 채우는 사람, 봄날의 햇살 같은 대영제분의 황병철 대표를 만났다.


“힘들다” 

사업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 보았을 말이다.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힘들어하던 2015년, 그의 지인이 봉사활동을 제안했다. ‘남을 도우면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말을 믿고 시작했던 첫 봉사활동은 어르신들의 낡은 집을 수리하는 일이었다. 

“나눔을 한번 시작하니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듯이 확장되더라고요” 그는 나눔봉사단에 이어 푸른하늘 봉사회에 가입했다. 장애인 댄스 스포츠 연맹 회장과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장 등 현재 그가 기부와 봉사에 참여하는 단체는 이미 10여 곳에 달한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교복과 장학금 지원, 매주 수요일 복지관 배식봉사, 독거 어르신들의 장례와 유품 정리 봉사도 한다. 

황병철 대표는 매년 모교인 강원고 레슬링부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 그는 “학창시절 레슬링을 했어요. 제대로 된 운동복이 없어서 선배들이 물려준 옷을 입었죠. 저는 가정 형편 때문에 합숙 훈련도 못 가고 제약이 많았거든요. 결국 중간에 그만두었어요.”라며 후배들을 지원한 이유를 설명했다. 작년에는 대영제분 앞마당에서 새터민 100여 명을 초청해 북한식 녹말 국수를 만들어 대접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새터민들에게 음식으로 향수를 달래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든 자리였다. 





막국수를 너무 좋아해서 시작한 대영제분

황 대표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줬던 막국수가 그리워 국수공장을 통째로 인수했다. 그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햇 메밀을 맷돌에 눌러 국수를 만들어 주셨어요. 눈물 나게 맛있었거든요. 막국수를 너무 좋아했고, 춘천의 막국수를 더 유명하게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공장을 인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007년 대영제분의 전신인 풍덕제분을 인수했다. 당시 연 매출은 2,0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연 매출이 20억 원이다. ‘남을 도우면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지금은 전국 1,000여 곳에 달하는 거래처에 메밀가루, 냉면가루를 납품하는 춘천의 대표 제분소로 성장했다. 

황 대표는 풍덕제분의 기술과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대영제분의 노하우로 꼽았다. 대영제분의 모든 제품에는 ‘Since1969’이 적혀 있다. 풍덕제분의 기술과 오랜 전통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그는 “국수가 맛있으려면 메밀이 곱게 분쇄되어야 하고 품질 좋은 밀가루와 배합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저희는 미세 분쇄방식을 고수하고 있어서 면으로 만들었을 때 더 찰져요.”라고 설명했다. 막국수는 지역별로 선호하는 면의 색깔이 다르다고도 했다. 남부지방은 찰지고 쫄깃한 면을 좋아하고 강원도는 메밀함량 높은 것을 선호하는데 각 지역마다 원하는 레시피대로 배합해 주는 게 노하우라고 했다. 무엇보다 1,000여 곳의 거래처에 보내는 제품들을 운송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황 대표가 직접 배송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 아닐까.


제2공장 설립…  더 많이 나누는 삶 살고파
대영제분의 직원은 6명이다. 제조업 분야라 직원들의 평균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전부 근속 기간 10년 이상의 베테랑이다. 한 직원은 “저희는 대표님을 존경해요.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커서 힘든 줄도 모르시더라고요. 대단하시죠.”하고 말하며 웃었다. 

대영제분은 퇴계 제2농공단지에 두 번째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에 완공되면 매년 경로 잔치와 새터민들을 위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저는 충분히 가졌어요. 나누면서 사는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버는 만큼 사회에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퇴계공단 1길 56-10(퇴계농공단지 내)

www.대영제분.kr 

243-4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