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하창수 지음 | 청색종이 펴냄 | 278쪽 | 1만5,000원
35년 동안 소설가로 살아온 춘천의 하창수가 가난하고 소외된 인생에서도 끝없이 우주와 신을 명상했던 스피노자에게 보내는 연서.
우리가 스치는 일상에서 건져 올리는 깊은 성찰, 지혜, 삶의 태도가 담긴 저자의 글은 그가 동경했던 철학자의 태도를 닮았다.
이 한권의 책에는 살아오면서 한 문장 한 문장 길어 올린 ‘인생’의 지혜와 통찰이 파노라마처럼 실려있다.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자만이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작가의 ‘인생’을 통해 우리는 팔 다리가 꽁꽁 묶인 채로 살아가는 삶이 우스워지면서도 생의 철학이 은근히 깊어짐을 절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녀와 함께 춤을
권태완 지음 | 달아실출판사 펴냄 | 140쪽 | 1만원
30년째 춘천에서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있는 권태완 시인이 세 번째 시집을 펴냈다.
“착한 딸, 착한 딸.” 큰 마녀가 그녀에게 저주 같은 주문을 걸었다. 그저 착한 딸이 되라고 가르친 사람들이 바로 ‘큰 마녀’였다고 깨닫는 순간이 작가에게는 번개 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평범했던 한 여자가 이제 여자라는 허울을 벗고 흔쾌히 마녀가 되기로 한다. 마녀의 대열에 뛰어들어 마녀와 함께 춤을 추기로 한다.
가끔 ‘읽기’가 불러일으키는 기적의 순간이 분명히 있다. 내 내면을 처음으로 들여다 보는 기회를 얻는 개안의 순간이다. 이 책을 만난다면 어쩌면 고요했던 당신의 세상에 작은 균열이 생길지도.
그래도 봄
박봄심 지음 · 김천정 그림 | 아동문예 펴냄 | 116쪽 | 1만1,000원
창틈을 문풍지로 꼭오꼭 막았는데/ 어디서 자꾸자꾸 바람이 들어온다./ 바람도 너무 추워서 몸 녹이러 왔나 봐.
‘바람도 추운가 봐’의 전문이다. 추워서 집으로 들어왔는데, 바람이 따라 집으로 들어오려 한다.
바람도 추울 수 있다니, 신선하다.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럴 수도 있을듯하다. 작가는 어린이만큼 말랑말랑한 시선을 가졌다.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시조집인 이 책에는 ‘엄마 마음 모르겠어’ ‘그래도 봄’ ‘꿈틀꿈틀 작업 중’ ‘이야기하고 싶어’ ‘수타사에서 시를 읊다’ 등 5개 부분에 시조 55편이 실려있다.
저자 박봄심 씨는 춘천과 홍천, 화천 등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으며 강원아동문학상과 강원시조문학상, 강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