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대면 축제로 돌아온 2022 막국수닭갈비축제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춘천시가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의 도움으로 ‘제왕수탉 힘찬 울림’ 초대전을 8월 19일부터 31일까지 춘천미술관에서 개최했다.
62년생, 호랑이띠.
닭을 그리는 작가 이승철은 앳되다는 표현이 실례되지 않을 만큼 표정과 기운이 맑았다.
미리 전시를 감상했던 지인들의 호평을 전해 들은 터라 기대감이 컸는데 실제로 내가 만난 이승철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데 적극적이었고 그의 작품 역시 고개를 끄덕일 만했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수탉은 사실적 묘사를 지양한 왜곡된 형태와 과감한 원색을 입고 있었는데 오랜 시간 방송국 미술팀장으로, 컴퓨터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한 그의 이력과 깊은 연관이 있어 보였다. 작품의 스펙트럼은 우리 민화와 팝아트, 야수파의 넓은 경계에 아우르고 있으며, 갤러리를 찾은 관객에겐 회화와 설치미술 사이에서 작가가 고심한 흔적을 경험하게 한다. 최근 리모델링으로 넓고 깊어진 춘천미술관의 전시공간 또한 그런 제왕수탉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전업 작가를 선언한 지 15년.
작가는 다소 상기된 얼굴로 갤러리 1, 2층을 가득 채운 45점의 작품을 모두 설명했는데, 카메라 앞에서 수줍어하는 이승철 작가의 모습이 의외였을 정도로 기운과 에너지가 여전히 넘쳤다. 제왕수탉처럼 말이다.
그는 작업을 통해 삼국유사 등의 기록에서 귀하고 상서로운 존재였던 수탉을 왕관 쓴 모습으로 캐릭터화하여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예술가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춘천시의 헌식이 작가에겐 예술적 고취와 저변을 확대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춘천시민의 한 사람으로 덕분에 수준 높은 전시를 감상한 것으로 감사했다.
좋은 인연을 맺게 되었으니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뵐 날을 고대한다며 이승철 작가는 자손 번창을 상징하는 제왕수탉의 드로잉 한 점을 굳이 아들 셋을 둔 나에게 선물한다.
작품 감상과 구매가 가능한 이승철 작가의 작업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군하로 77번길 50
010-4137-5977
leeseungchul05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