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 열병을 차단하기 위해 춘천의 돼지 농가 8곳을 다니면서 방역 차량 운전자로 일하는 성영규 씨(44· 동면). 그가 지난 8월 30일 민가에서 발생한 화재를 방역 차량으로 초기에 진화했다.
평소처럼 방역을 위해 거점소독 세척시설에서 차량에 급수를 하던 중 그곳의 폐쇄회로 TV에 비친 연기를 발견했다. 화재를 직감하고 급수를 중단하고 방역 차량을 이용해 달려간 성 씨.
불이 막 시작된 주택에 방역 차량으로 물을 뿌려 큰 화재로 번질 피해를 미연에 방지했다. 화재를 진압할 때 전선이 끊어지면서 감전 등의 위험이 있었지만 거리를 두고 물을 뿌렸단다. 민가가 없는 곳이라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상황에서 성 씨가 조기에 불을 끈 것이다.
성 씨는 지난 4월에도 방역 차량을 이용해 불을 끈 적이 있다. 자신의 방역 지역이 아닌 곳을 지나가다 마주한 사북 오탄리 주택 화재. 담당 지역이 아니지만 곧바로 달려가 방역차를 이용해 불을 껐다.
올해 들어 두 번의 화재를 조기에 진화한 것이다. 연기를 발견할 때 성 씨는 나름의 판단을 한다. 하얀 연기는 쓰레기 등을 소각할 때, 검은 연기는 화재로 직감하고 달려가 불을 껐다.
성 씨는 주어진 업무뿐만 아니라 일하고 있는 곳의 기계나 돼지 농가 통제초소에 잔고장이 나면 먼저 달려가 수리를 한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화재진압은 자신이 그곳에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말한다.
큰불로 번지기 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결코 용감해서가 아니라는 성 씨. 우리 주변과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방역 차량 운전자로 2년 차 일하고 있는 성 씨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일도 하고 있다. 근무하지 않을 때 적십자 활동과 함께 안전강사로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재난심리 상담가로 피해를 입은 이웃들에게 사회적 지지 상담과 함께 전문치료센터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긍정의 아이콘으로 살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며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자신의 일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부모님과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는 성 씨. 앞으로도 이웃은 물론 우리 사회에 작은 등대로 살고 싶다는 그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