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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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81

2022.10
#봄내를 꿈꾸다
춘천 안심먹거리
물안골농장
잘 키우고… 잘 만들고… 체험하고 ‘6차산업’으로 농업 결실 2배 ‘업’

친환경 우렁이 쌀부터 배추, 들깨, 감자, 옥수수, 더덕, 토마토, 고추, 파….

물안골농장의 신수현 · 박명순 농부는 10여 가지 이상 다양한 농작물을 키운다. 거기에 토종꿀을 치고 장도 담그며 한옥 펜션 운영까지. 2월 초 잠시 여유 시간이 있을 뿐, 1년 내내 쉼 없이 돌아가는 물안골농장을 찾았다. 


10여 가지 이상 다양한 농작물 재배 

봄이면 예쁜 벚꽃 터널이 만들어지는 부귀리. 물안골농장은 그 벚꽃 터널이 끝나는 물안마을 입구에 있다. 태풍 ‘힌남노’가 예고돼 있던 9월 5일 밤. 신수현 씨는 토종벌꿀통이 바람에 넘어질까 밤새 고정작업을 했다. 다음 날엔 추석을 앞두고 수확한 친환경 햅쌀 4㎏ 250박스를 서울의 한 보험회사로 직접 배송한다고 했다. 거기에 직접 농사를 지어 수확한 들깨로 짠 들기름으로 추석 선물 세트도 만들었다. 들기름은 춘천시농산물종합가공센터에서 저온 압착해 포장해 온 것이다.


1:1 직거래 고집…거래처 발로 뛰며 찾아 

물안골농장은 대부분 친환경 무농약 농업을 고수한다. 농작물도 고객과 1:1로 만나는 직거래 위주다. 물안골농장에서 짠 들기름 정도만 신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과 춘천지역먹거리직매장에 내놓는다. 

“20년 전 가락동으로 고추를 수확해서 60박스를 올렸는데, 한 박스당 1,000원이 나왔다고 전화가 와서 돈을 더 입금하라고 한다. 그때 결심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절대 버리는 한이 있어도 가락동으로 농산물을 올리지 않겠다고.” 

신수현 씨의 SNS에 있는 말이다. 이때 이후 신수현 씨는 발로 뛰는 영업을 시작했다. 쌀농사로 시작했지만, 직거래를 하려면 1년 내내 농산물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농업 작물을 다양화했다. 주 고객이 50~60대라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더덕과 장뇌삼, 토종꿀 등도 키우기 시작했다. 

고객에게 필요한 농산물을 맞춤 생산하는 것은 물론 SNS 홍보나 다양한 모임 등을 통해 직접 홍보하며 거래처도 늘려 나갔다.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선물로 주는 아이템에 친환경 농산물을 포함시킨 것도 신수현 씨가 발로 뛰며 얻어낸 성과다.


물안골농장 한옥펜션 


물안골농장의 들깨밭에 선 신수현·박명순 농부 


물안골농장의 배추밭 



매년 수천명 찾는 체험농장도 운영 

코로나19로 중단됐지만, 물안골농장은 체험농장으로도 유명하다. 춘천뿐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에서 1년에 5,000~6,000여 명이 방문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왔다. 

“친환경 농산물을 아무리 홍보해도 믿음을 주기가 어렵지만, 우렁이가 사는 논이나 그 속에서 뛰어다니는 메뚜기를 잡으며 체험해 보면, 자연스럽게 친환경 농사를 알게 됩니다. 체험활동을 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다시 방문하고, 가족까지 함께 오면서 입소문이 나는 거죠.” 

물안골마을은 2002년 농림부에서 공모한 ‘녹색농촌체험마을’ 조성사업에 응모하여 선정, 그 사업비로 벚꽃길을 조성해 지금은 전국에서 유명한 벚꽃길이 만들어졌다. 조경기사로 일했던 신수현 씨가 벚꽃길 조성 아이디어를 내 이를 실행에 옮겼고, 물안골마을은 유명한 체험마을이 됐다. 

물안골농장은 2013년부터 개별적으로 김치나 장 담그기, 감자 캐기, 토마토 따기, 두부 만들기 등 계절별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작 쉽지 않았지만 결과물 뿌듯” 

물안골농장은 2019년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사업자’로 선정됐다. 잘 키운 농산물로 제품을 잘 만들고, 체험문화까지 잘 즐기는 ‘6차 산업’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모습이다. 

9월까지 들기름 세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11월부터 김장밀키트(절임배추+양념)를 판매한다. 이를 위해 8월 배추 2만 포기를 심었고 양념에 들어가는 쪽파와 마늘, 갓, 고추 등의 속재료도 다 물안골농장에서 키운다. 집에서 아이들 등 가족과 쉽게 김장김치를 담글 수 있다. 

신수현 씨는 “친환경 농사를 짓고, 직거래를 하고, 가공품까지 만들면서 소득이 2배 가까이 늘었어요. 시작할 때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성과가 좋아요”라며 농업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