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을 할 때 깨어나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 좋다는 천수영 선수
강원대학교 후문 근처에 있던 춘천 유일 사격장인 ‘CC사격장’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최근 이곳은 만천사거리 쪽으로 확장 이전을 했는데 흥미롭게도 사격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올해 강원도민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10m 공기권총 부문 금메달 수상자 천수영 선수(48)다. 천 선수는 지난해에도 금메달리스트였고 올해는 단체 부문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해 2관왕이 되었다.
천 선수가 사격을 시작한 것은 태백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였다. 사격부 선수로 활동하다 강원사대부고로 진학을 했고 대학에서도 선수 생활을 하다 군대에 다녀온 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코치 생활 역시 태백중학교에서 시작했다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강원사대부고 사격부 코치로 있으면서 전국체전 2관왕도 만들고 했어요.”
선수와 지도자로 사격과 함께하던 그가 사격장을 열게된 것은 2017년 8월의 일이다. 선수와 지도자 시절에는 늘 성적에 연연하느라 사격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사격장을 열면서부터는 사격이 즐거운 여가생활이 되었다. 무엇보다 사격의 대중화에 앞장선다는 뿌듯함이 컸다.
“사격은 감각 운동이다 보니까 감각에 집중하게 되는데 열심히 집중을 하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 감각이 살아날 때 느끼는 행복감이 있어요. 또 목표물에 집중하다 보면 평소 신경 쓰이는 일도 까먹게 되고 해서 스트레스 해소에 좋아요.”
사격의 또 다른 장점은 크게 연령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또 늦게 시작해도 실력을 빨리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야구 등 구기 종목의 경우 일반인이 선수를 따라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데 사격은 30대나 40대에 시작해도 선수가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국가대표도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전국 대회에 나가 보면 80세가 넘은 어르신도 참가하세요. 언제까지 사격을 하실 거냐 여쭤보면 눈이 보이는 그날까지 할 거라고 하세요. 얼마나 좋아하면 그러시겠어요.”
반가운 소식은 올 11월 즈음 송암동에 춘천공공사격장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대중적이지 못했던 종목인 사격이 또 하나의 즐거운 레저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