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송암스포츠타운에서 게릴라장터를 연 봄내농부들
봄내농부들이 정원수를 키우는 김소현 대표의 시루에농원에서 품앗이를 하고 있다.
수확한 농산물로 팜파티를 열어 판로 등 서로의 고민을 나눴다.
이번 달 춘천 안심먹거리의 주제는 작물이 아닌 사람이다. 사람을 심는 것만큼 더 중요한 농사도 없다.
춘천 농업의 미래를 밝혀줄 청년농업인 모임 ‘봄내농부’를 만났다.
청년농업인 육성 위해 노력
2021년 말 기준 춘천의 인구는 28만8,320명, 그중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국가에 정식으로 등록된 농업인 수는 1만5,948명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73명, 30대 259명, 40대 949명, 50대 3,467명, 60대 6,354명, 70대 3,159명, 80대 이상이 1,687명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강원 지원의 통계다. 통계에서 보듯이 60대가 가장 많고 20대와 30대는 그 수가 현저히 적다.
춘천시는 학교 급식에 안전한 지역농산물을 공급하고 로컬푸드 직매장을 늘려 가는 등 시민에게 도농도시의 특권을 누리게 하는 농업정책을 펼쳐 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농업인의 수가 줄어든다면 이런 정책을 계속 이어갈 수 없다. 이에 춘천시는 청년농업인에게 독립경영 연차에 따라 최대 3년 동안 월 100만원씩 영농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온라인마케터 양성 과정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스토어 구축, SNS 제작, 온라인 콘텐츠 및 배너 제작 등 청년농업인에게 필요한 교육을 지원해주고 있다.
함께 고민하고 서로 돕는 청년농부모임
‘춘천시 청년농업인 육성 및 지원 조례’에 따르면 춘천시의 청년농업인 나이 규정은 만 19세 이상 만 45세 이하에 해당한다.
춘천시 귀농귀촌지원센터는 2021년부터 청년농업인 커뮤니티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봄내농부’는 2022년 청년농업인 커뮤니티 지원사업에 응모한 청년농업인 모임으로 총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감자 수확이 좋지 않아 못난이 감자를 빵으로 만들어 재탄생시킨 예농하우스 류사라 씨 ▶새로운 종자로 애플토마토와 하니원멜론 재배를 도전 중인 샘바테토마토 이재호 씨 ▶소양강 맑은 물로 빚은 컬러방울토마토를 키우는 정직한 농장 이규호 씨 ▶양액으로 토마토 농사를 짓는 변희일 씨 ▶지암리 산골에서 깨끗한 명이나물과 산나물을 재배하는 에코팜 김연희 씨 ▶교육농장과 치유농장을 준비 중인 호연정 농장 이연정 씨 ▶꽃을 이용해 하바리움 키트를 만드는 동고비가든 박동주 씨 ▶꿀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꿀스틱을 만들고 꿀과 효모로 발효하여 ‘미드’란 술을 빚는 미더리봉자 권수연 씨 ▶흑염수를 키우며 진액을 판매 중인 이화섭 씨 ▶꽃과 색깔 채소를 키우며 먹는 꽃다발 출시를 준비 중인 꽃채락 최유나 씨 ▶조경수 재배와 파머컬쳐 농장을 운영하는 시루에농원 김소현 씨 ▶신북읍에서 유기농카페를 하며 여러 가지 농작물과 꽃을 재배하고 있는 민병재 씨가 봄내농부의 멤버이고 최근 4명의 청년농부가 커뮤니티에 새로이 들어왔다.
봄내농부 김소현 대표는 주변에 농사짓는 사람은 많지만 젊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힘든 일이 있어도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 모임을 통해 서로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지역먹거리직매장에 농작물 공급
춘천시립청소년도서관 밑에 새로 생긴 ‘춘천지역먹거리직매장’에 가면 봄내농부 5명이 재배하고 만든 토마토와 정원수, 야생화, 꿀스틱 등을 만날 수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판로를 모색 중이다.
지난 6월과 7월에는 각자가 생산한 농작물을 판매하는 녹색장터도 열었다. 농사짓는 즐거움도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입이기 때문에 소비자와 만날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했다.
봄내농부들은 친환경농사에도 관심이 많고 판매를 할 때도 친환경 포장재를 쓰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앞으로는 청년농업인 뿐 아니라 소규모농과도 연대하고 외식업주 등 청년창업인들과도 교류해서 춘천에서 좋은 활동을 많이 펼치고 싶다고 한다. 봄내농부처럼 춘천에 더 많은 청년농업인이 생겨 춘천의 미래가 든든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