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밥빠 그래서 나빠
최관용 지음 | 달아실 펴냄 | 192쪽 | 1만원
1991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최관용 시인이 등단 31년 만에 첫 시집 『아빠는 밥빠 그래서 나빠』를 펴냈다. 31년 만에 내는 첫 시집이라니. 그의 시집은 과연 어떤 세상을 그리고 있을까.
시인의 고등학교 문예반 시절 은사였던 최돈선 시인은 “그는 염소를 기르는 농사꾼 시인이다. 옥수수 이파리처럼 늘 푸르고 꿋꿋하다. 그의 이번 시집은 일종의 시조어詩造語생산공장이라 할 수 있다. 이 무의미의 시대를 가벼운 농담으로 때린 시조어에서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1부는 그림詩, 2부는 조형詩, 3부는 이야기詩, 4부는 사랑詩, 5부는 놀이詩, 6부는 사회詩로 구성되어 있다.
세 남자의 겨울
이병욱 지음 | 문학여행 펴냄 | 242쪽 | 1만4,000원
1970년대 겨울, 문학과 예술을 사랑한 세 남자가 있었다. 1973년에서 1974년으로 이어지는 겨울, 춘천에서 두 문학청년(저자와 이외수)과 ‘김유정 문인비 건립 같은 돈이 되지 않는 일로 식구들을 힘들게 만든’ 저자의 아버지가 어우러지면서 빚어지는 사연이 주된 내용이다.
실화소설로 반세기 전의 이야기지만 문장에서 그리 낡았다는 인상이 없다. 아무 곳이나 펼쳐 그곳부터 읽어도 1970년대의 겨울 속으로 빠져들어 지켜보는 느낌이 들게 한다. 소설은 시간의 순서를 따라가지 않는다. 그 시절 문학청년들의 이야기를 하다가 부모님의 과거를 묘사했다가 어느새 첫사랑의 추억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작가는 2004년 봄 ‘소설을 마음껏 써 보고 싶은 갈망’에 교직을 명퇴한 전직 교사다.
디 에센셜 한강
한강 지음 | 문학동네 펴냄 | 364쪽 | 1만7,000원
한강 작가는 1993년 등단 후 30년 가까이 문학이 삶에 제기하는 근본적인 물음─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가, 세상은 왜 이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잔인한가, 상실과 고통 앞에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나─을 정면으로 마주한 작품을 다양한 장르로 써 왔다.
『디 에센셜 한강』은 작가의 핵심 작품들을 큐레이팅하여 한 권으로 엮은 스페셜 에디션으로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과 단편소설 「회복하는 인간」 「파란 돌」 두 편, 시 다섯 편, 산문 여덟 편이 담겨 있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고루 조망해볼 수 있어 한강 작가의 팬이었던 사람도, 새로 입문할 사람도 두루 누리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