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소낙비:처우'
춘천을 대표하는 문인 김유정의 소설이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된다. (사)문화프로덕션 도모(이하 도모)가 김유정의 대표 작품 7편을 3년에 걸쳐 무대에 올린다. 지난 4~5월 흥겨운 노래와 춤으로 각색한 음악극 ‘동백꽃’을 시작으로 8월에는 ‘소낙비:처우’, 그리고 10월에는 ‘금 따는 콩밭’이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연극, 다양한 장르와 결합 새로움 더해
김유정은 1908년 실레마을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시절 서민의 삶을 그대로 작품에 담았다. ‘동백꽃’ ‘금따는 콩밭’ ‘만무방’ ‘산골’ ‘봄봄’ ‘산골나그네’ 등 그의 작품에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고향 춘천의 정취와 농민들의 곤궁한 삶이 녹아 있다.
황운기 도모 이사장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삶의 원천적인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100년이 지난 지금, 김유정의 소설을 연극으로 제작해 동시대를 바라보려고 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소설 내용을 그대로 단순 재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연출가들이 개성 있는 시선으로 현대에 맞게 재구성하고 있다.
‘동백꽃’으로 3년 기획시리즈 첫발
첫 번째 작품 ‘동백꽃’은 우상욱의 연출로 사춘기 두 남녀가 사랑에 눈뜨는 과정을 흥겹게 표현했다. 8쪽의 단편을 60분 무대 공연으로 만들기 위해 닭 5마리의 서사를 더했다. 점순이와 나의 이야기는 그대로 잘 살리면서, 닭 5마리를 ‘춘향전’의 등장인물로 변신시켜 재미를 더했다. 배우들은 국악과 트로트,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맞춰 신나는 무대를 꾸미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8월 9~21일 ‘소낙비:처우’ 이어져
8월 9~21일(광복절 제외) 공연되는 ‘소낙비:처우悽雨’는 김유정의 소설 ‘소낙비’에 이상의 ‘날개’, 김동인의 ‘감자’를 접목시킨 작품이다. 대지주 이 주사가 사는 마을. 현실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지식인 적우는 아내 춘심이 손님과 일하는 시간 동안 절대 춘심의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로써 생계와 약값을 유지하는 것. 춘호는 노름빚에 시달리며 어린 아내를 매질하며 돈을 요구한다. 춘호 처는 남편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이 주사의 집으로 향한다.
극심한 가난으로 인해 비도덕적으로 타락한 삶을 살아간다는 면에서 3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들은 서로 닮아있다. 부제 ‘처우’는 ‘슬프게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상처받은 무대 위 사람들의 삶이 의자 등 다양한 오브제와 실제 물을 통해 무대로 옮겨진다.
극장식당, 연극을 맛보다
3년 동안 이어지는 이번 시리즈의 또 다른 특징은 눈으로 보는 걸 넘어 입으로 즐기는 공연 방식을 도입한 점이다. 공연이 끝난 뒤 예약자에 한해 공연장 2층 카페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것. ‘동백꽃’에서는 닭이 등장한 것에 착안, 춘천의 대표 먹거리 닭갈비를 활용한 닭고기 스테이크를 제공했다. ‘소낙비’와 ‘금따는 콩밭’ 또한 연극 내용과 관련된 메뉴를 개발,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2024년 ‘김유정 레퍼토리 모음전’ 완성
올해 대중적인 김유정의 작품으로 인지도를 쌓고, 내년에는 ‘봄봄’과 ‘산골나그네’를 새롭게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올해 공연한 3편을 포함, 5편을 활용해 상설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는 것. 이어 2024년에는 기존 작품 5편에 신작 2편(미정)을 더해 7편을 김유정 레퍼토리 모음전으로 확정해 ‘100년 후 다시 보는 실레마을’을 완성할 예정이다.
연극은 실레마을에 마련된 아트팩토리 봄에서 공연되며, 관람료는 2만원(식사 포함 4만원)이다.
문의 ☎253-7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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