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을 위해 온정을 베푸는 신북농협 농가주부모임
모내기와 옥수수 심기 후 작은 잔치를 열었다.
녹음이 우거지고 초록이 짙어지는 계절이 온 듯한 요즘, 제법 뜨거워진 아침볕을 목 뒤로 느끼며 옛 춘성군 자리에 위치한 신북읍 유포리의 한 논밭을 찾았다. 한쪽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고 옆 밭에서는 밭고랑마다 한 명씩 줄을 서서 옥수수 알갱이 심기가 한창이었다. 아침부터 뜨거운 햇살 아래 부지런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은 신북농협 소속 농가주부모임 회원들이다. 신북 농협 농가주부모임은 1992년부터 시작한 신북읍 일대 농가주부들의 모임이다. 서른 명이 조금 넘는 이 모임은 평소에는 각자의 논밭에서 일을 하며 서로 품앗이도 해주고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그런데 올해 유포리에 농사를 짓지 않는 빈 논이 생겨 함께 좋은 일을 도모해 보기로 했다. “유포리 강원도농업기술원 옆으로 강원도농산물 원종 장이 이전 예정이에요. 이전 공사가 10월 착공 예정인데 그전에는 농사를 짓지 않는다는 거예요. 농사짓는 사람 입장에서 땅이 놀고 있는게 너무 아까운 거예요. 그래서 그럼 우리가 농사를 지어서 좋은 데 써도 되냐 물어보니 된다고 해서 의기투합했죠.” 신북농협 농가주부모임 유명연 회장의 말이다. 농가주부모임은 이 땅을 몇 달간 빌리는 형식으로 10월 전까지 농사를 짓고 수익금과 수확물을 주변의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유명연 회장은 자신의 밭 일부를 옥수수 농사를 짓는 데 보탰다.
모내기 후 작은 잔치도 열어
신북농협 농가주부모임은 지난 30년간 농촌의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가서 손을 보태거나 매년 겨울철 김장을 함께 담그고 또 취약계층이나 어려운 이웃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전해주는 등 지역 곳곳에 온정을 나눠 왔다. 이날 농사일을 마치고 푸짐한 잔치가 벌어졌다. 밭고랑 옆에 돗자리를 깔고 직접 쑨 콩물에 직접 삶은 국수로 콩국수를 말아먹고 수박, 취떡 등 맛있는 음식들이 내어졌다. “코로나19로 2년 동안 회원들이 잘 모이질 못했어요. 그동안 각종 봉사 등 좋은 일을 많이 했는데 제대로 한 번 놀지도 못 하고 해서 오랜만에 회포를 풀 겸 작은 잔치를 준비했죠.” 유명연 회장과 회원들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가는 유포 리는 그야말로 살기 좋은 내 고장이 여기로구나 함을 실감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