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발품을 팔아 강원도의 비경을 책에 담은 김남덕 씨
지역민들이 십시일반 뜻을 모으고 현직 사진기자가 직접 발로 뛰며 생생한 자연의 감동을 전달하는 지역 이야기 책 『와유산수臥遊山水』가 출간됐다. 『와유산수』는 겸재 정선, 복헌 김응환, 단원 김홍도, 설호산인 김하종 등 조선의 내로라하는 화원들이 그린 산수 화 50여 점의 배경지를 10여년간 직접 발품을 팔아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강원일보 사진부 부국장인 김남덕씨. 그는 강원도를 비롯, 충북 담양, 경북 울진, 포항, 울주군 등 산수화에 등장하는 장소를 직접 다니며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그는 “조선의 화원들이 가장 많이 화폭에 담아낸 곳은 단연 강원도 지역이 많았다”면서 강원도의 숨은 명소를 알리고자 고군분투했던 날들을 회상했다.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로 꼽은 곳은 단원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 중 19번째 그림인 ‘낙산사洛山寺’다. 김홍도가 내려다보며 그렸을 나무들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한다.
십시일반 뜻 모아 출간된 책
이 책이 출간된 의미는 남다르다. 저자는 대학교수들이 은퇴할 때 산더미처럼 쌓인 책들을 버리는 걸 보고 ‘저 책들을 한데 모아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뜻을 함께 하는 회원 11명이 모였고, 지난해 6월 춘천시청 옆 옥천길에 협동조합 공유책방 ‘본책’이 문을 열었다. 이 책은 1 주년을 맞이한 협동조합 공유책방 본책에서 출간한 책으로, 100명이 넘는 춘천시민들이 펀드를 조성해 선구매하는 방식으로 출판을 한 뜻깊은 책이다. 그에 따르면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십시일반’ 뜻을 모아 출간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이 문화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저 자는 ‘본책’의 이사직을 맡으며 헌 책을 모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지역의 작가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활동을 시민들에게 연결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와유산수』 출판과 관련해 지난 6월 4일 후평동 ‘공간 제로’ 갤러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으며, 같은 달 1~12일에는 ‘공간 제로’에서 사진전을 열어 춘천시민들 과 함께 했다. 이어서 7월 1~20일에는 강릉 한국여성수련원 갤러리에서 사진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