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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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78

2022.07
#봄내를 즐기다
이달의 책
모피방 외 2

모피방

전석순 지음  |  소설집  |  민음사 펴냄  |  308쪽  |  1만3,000원


2008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해 2011년 『철수사용설명서』로 제11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 전석순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제목인 ‘모피방’은 내부에 기본 골조 외에 어떤 다른 옵션도 없는 방을 뜻한다. 무한한 가능성과 무한한 갈팡질팡의 대명사처럼 보이는 모피방 이라는 공간의 방식. 전석순의 소설에는 그 방식을 닮아 눈이 부시게 하얗기만 한 날들 앞에서 알맞은 자리를 찾으려는 이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막막한 삶의 소용돌이 앞에 조용히 서서 가만히 손가락을 꼽아 보는 인물들을 그려낸다.  휘청거릴지언정 균형을 잡고 포기할지언정 버텨내는 인물들은 소설을 읽는 우리가 삶에서 백색 공간을 마주했을 때 각자의 방향 잡기를 도와줄 것이다.





검은 봉다리

유기택 지음  |  시집  |   도서출판 북인 펴냄  |  144쪽  |  1만원


2018년 강원문화예술상을 받은 샘밭 시인 유기택의 일곱 번째 시집이다. 

‘검은 봉다리’ 연작시 4편 외 ‘사상絲狀의 지평선’, ‘봄 그리고 부귀리富貴理’, ‘삼각김밥 벗기는 법’, ‘그거’ 등 시집 한 권에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들이 수두룩이 실려 있다. 

‘그거 알아?’// 이순을 넘기고도/ 비 갠 저녁 하늘에 선 무지개를 보면 잠깐씩 설레는 거//(중략) 안 보인다고 없는 건 아니지/ 이즘에도 한번씩 들렀다 가는/ 우리를 퍼붓고 가는 소나기도 그렇지/ (중략) 생은 갑자기 아무것도 없지/ 저녁은 우리 일이지만 아침은 신의 일이지//(중략) ‘그거 알아?’

꽃이 피는 속도처럼 멀고도 아련하고 서늘한 그늘을 지나 벚꽃처럼 터진 이번 시집 『검은 봉다리』는 춘천이 기른 또 한 명의 시 노동자가 예술가로 피어나는 찬연한 광경을 보여준다.





 

열여덟 살 우리는 사랑을 이렇게 애기하지

김가현 외 17명 지음  |  만화집  |   달아실출판사 펴냄  |  356쪽  |  1만2,000원


문화콘텐츠를 전공하고 있는 강원애니고등학교 열여덟 명의 학생(김가현, 김민성, 김아진, 박주선, 석수아, 성시언, 심연경, 윤예나, 이소영, 이지민, 이하늘, 장지은, 장한비, 정서윤, 표하늠, 한다을, 심서연, 채리)이 펴낸 만화콘텐츠 단편집이다.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작가들이 그들 스스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상업 만화와는 다른 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번 만화집의 가장 큰 가치는 청소년들의 지향과 정서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에 대한 실제를 청소년 ‘나’의 이야기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소한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 고등학생의 의식 수준에서 파악하는 모순된 사회 현실 이야기 등이 기존의 서사와는 달리 비릿함을 감추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맛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