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부대 옛 관사를 리모델링한 춘천예술촌(소양로4가 90-1)이 시민 곁으로 돌아왔다. 기무부대 관사는 2016~2017년 두미르 2차 군인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이후, 오랜 기간 시민에게 외면받아 왔다. 춘천시는 낙후된 원도심 내 소외지역이었던 이곳을 창작공작소 ‘춘천예술촌’으로 조성, 시민과 예술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술가에게 안정적인 창작공간 제공
춘천예술촌은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공간을 꿈꾼다. 예술인에게 안정적인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시민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곳이다.
기존 관사 건물을 허물지 않고 춘천시 공공건축가 8인이 각 1개 동씩을 맡아 리모델링한 것이 특징이다. 대지면적 9,063㎡에 연면적은 932.78㎡, 입주 작가동과 시민 창작동 ‘예술 방앗간’, 사무동, 잔디마당 등으로 조성됐다. 지난 4~5월 창작 공방을 위한 공예 분야 예술인과 스튜디오 입주작가를 모집, 11팀이 선정돼 5월 말 입주를 끝마쳤다.
춘천 예술촌 창작동
전문예술 11개팀 입주 완료
제일 먼저 입주가 결정된 곳은 수제 리코더를 제작하는 ㈜지니악기다.
작가들의 스튜디오에는 김민영(Lucy), 박소영, 이광택, 이효숙, 송신규, 장승근, 전영진, 홍준호, 박시월(박예림), 정승혜 씨 등이 입주했다. 회화, 미이어아트, 설치미술 등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예술팀이다. 입주작가로 선정된 이들은 스튜디오 1개 실을 무상으로 제공받아전시 및 공방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게 된다.
시민 문화예술 체험·교육 ‘예술방앗간’ 마련
시민창작동 ‘예술방앗간’은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시민공방이다. 예술가들의 체험 강좌, 교육 프로그램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나머지 1개 동은 관리동으로 사무실과 회의실, 창고 등으로 활용된다. 스튜디오와 시민창작동 사이에는 잔디마당이 마련돼 있다. 이곳은 각종 문화공연과 예술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이다.
시민창작동 예술방앗간
입주작가 4인 인터뷰
“젊은 작가와 소통 예술 대중화 기대”
35년째 고향 춘천의 자연을 벗 삼아 안빈낙도의 삶을 그림으로 옮기며 살고 있는 작가는 이번에 생전 처음 공모·지원을 통해 자신만의 창작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광택 씨는 “지금껏 집 안에서 작업을 하느라 대작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 스튜디오에서 대작을 하고 싶기도 하고, 재기발랄한 젊은 작가들에게 자극도 받고 싶어요”라며 “예술의 궁극적 목적은 관객과의 소통이죠. 이곳을 통해 시민과 함께 소통하면 예술의 대중화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이광택 회화
“춘천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사랑받길”
춘천 출신으로 최근 8년간 양평에서 수제 리코더를 제작하던 조진희씨가 춘천예술촌에 입성하며 춘천으로 돌아왔다.
그는 “춘천은 리코더 문화를 한국에 보급시킨 발상지 같은 곳입니다. 한동안 춘천을 떠나 있었는데,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니 아는 사람도 많고 더 활동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잔디마당에서 공연을 열어도 좋을 것 같고, 이 곳이 춘천의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조진희 공예
“닫힌 것 열 수 있는 예술의 힘”
춘천 출신인 송신규 씨는 대만, 순천, 원주, 양구 등에서 입주 작가로 활동하다가 이번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평소 빈집, 빈터 등을 주제로 작업을 많이 해 온 작가는 “이 터가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오랜 기간 방치돼 있다가 시민에게 개방되는 거잖아요. 또 다른 재생을 기대하게 하잖아요”
라고 말했다.
“예술은 삭막함, 닫힌 것을 열 수 있는 힘이 있어요”라고 강조하는 작가는 “이곳에 잔디마당이 있어서 좋아요. 시민들이 쉽게 오가면서 작가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신규 회화, 설치
“춘천 생경한 아름다움 예술로 녹여낼 것”
박시월 작가는 서울 출신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자극받으며 경험을 쌓고, 새로운 동료 예술인과의 만남을 위해 춘천예술촌 입주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예술촌 방 배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며 들렀던 시골길이 있는데, 저에겐 굉장히 이색적인 논밭의 풍경이었어요. 생경하면서도 아름다운…. 이곳 예술촌 활동을 계기로 춘천의 사계절을 온전히 지켜보고, 이 생경함과 아름다움이 작업으로 어떻게 녹아들지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박시월 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