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홍순철, 엄재천 선수
장애가 있지만 태권도로 희망을 담금질하는 두 사람.
네 살 무렵 사고로 양팔을 잃은 홍순철 씨(51세·사농동)와 직장에서 감전 사고로 손목을 잃어야 했던 엄재천(36세·우두동) 씨.
이 두 선수 모두 장애인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다. 2020 도쿄패럴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서 이들은 세계 제패를 위한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두 선수는 그동안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019년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장배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엄 선수는 강원도 대표로 출전한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동메달로 저력을 과시하면서 실력을 쌓아 왔다. 2021년에는 춘천시장애인체육회의 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장애라는 환경을 이겨내다
그리고 이들은 작년에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게 되었다. 엄 선수는 70kg 체급, 홍 선수는 48kg 체급으로 선발돼 패럴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소양2교 건너에 있는 두미르태권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매일 3시간 이상 서로를 격려하며 훈련을 하고 있는 두 선수.
장애인태권도는 상지(팔) 장애의 경우 겨루기란 종목으로 승부를 가린다. 그래서 두 선수는 체급은 다르지만 서로 겨루기를 하면서 실력을 쌓아 가기도 한다.
가슴속에 항상 간직하고 있다는 패럴림픽의 메달 획득.
두 선수는 10월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 패럴림픽 태권도 겨루기 종목에서 시상대 중앙에 올라서는 것이 목표다.
잃었던 자신감 태권도로 회복
장애로 문 밖으로 내딛던 발걸음이 두려웠었다는 두 선수. 하지만 태권도로 잃었던 자신감을 극복하고 있다. 자녀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아내에게는 든든한 남편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는 홍 선수. 이제는 당당한 어깨로 하루를 엮고 있다.
또 도복 끈을 질끈 동여매는 엄 선수의 모습을 보면 꿈이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두 사람은 실업팀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개인 훈련만 하고 있다. 두 선수의 지도와 훈련을 자처하며 큰 힘이 되고 있는 정구현 관장은 이들이 운동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없어 아쉽다고 말한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땀 흘리는 두 선수, 버팀목이 되어주는 지도자의 모습에 이들의 꿈은 분명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어려운 여건에 있는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가 필요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