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를 타고 호반의 도시 춘천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카누가 좋아서 카누를 타다 소양강 환경정화 운동에 동참하게 된 춘천카누클럽 회원들이다. 춘천카누클럽 조선기 대표를 만났다.
강변 청소에 적합한 카누
호수와 강의 고장 춘천의 특권 중 하나가 수상 레포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 카누는 남녀노소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탈 수 있어 춘천의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카누를 이용해 소양강의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이 있다. 동면 장학리에서 우든 카누 제작과 카누 타기 교육, 수상안전 교육 사업을 하고 있는 카노아 대표 조선기씨가 대표로 있는 춘천카누클럽 회원들이다.
카누를 타며 일출을 보는 ‘일출 카누’, 카누에 짐을 싣고 인적이 없는 물가에서 캠핑을 하는 ‘카누 백팩킹’ 등 이들이 즐기는 카누 체험은 행복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이 카누를 타고 늘 즐겁게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카누를 타고 다니며 소양강변의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한다.
“카누를 사랑하는 사람들로서 카누를 이용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해 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카누를 타고 소양강 쓰레기를 줍는 봉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카누는 수심 15㎝만 되면 어디든 다닐 수 있어 소양강변에 떠 있는 쓰레기나 바닥에 가라앉은 쓰레기를 줍기에 적합한 이동 수단입니다.”
춘천카누클럽 조선기 대표의 말이다.
10년 전부터 특전사동지회와 환경정화 활동
조선기 대표는 특전사 출신으로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다 2008년 우연한 기회에 필리핀으로 갔다. 그곳에서 카누 제조와 수상 레포츠 사업을 하다 2012년 귀국해서 관련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귀국하고 바로 특전사동지회 춘천시지회를 찾아가서 의암호와 소양강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쓰레기를 건지는 수상정화 활동에 동참했어요. 특전사들은 잠수에 능숙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하지 못하는 고난도 수중활동이 가능하거든요.”
조선기 대표와 특전사동지회가 건져내는 수중 쓰레기는 한 번에 5~15톤 정도나 된다고 한다. 양이 워낙 많아 크레인을 불러서 쓰레기를 처리한다. 수심이 깊은 곳에는 폐타이어, 폐선, 폐그물이 가장 많고 수심이 낮은 곳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부러진 낚시대 같은 것이 많다고 한다. “의암호의 경우 고여 있는 물이라 펄도 많고 물이 아주 깨끗하다 할 수 없지만 소양강은 정말 맑습니다. 수심 3m까지 투명하게 다 보이고 물고기들도 많이 살아요. 그러니까 새들도 많고 천연기념물인 수달도 자주 목격되지요.
시민들도 기꺼이 동참
얼마 전 조선기 대표는 카누를 타며 환경을 정화하는 활동을 시민들과 함께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그 내용을 올렸다.
“누가 오겠나 싶었는데 여섯 분이나 오셔서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카누를 타고 다니다 보면 외곽 쪽은 그래도 자연이 살아 있는데 도심 쪽이 확실히 지저분합니다.
제일 좋은 것은 이런 활동이 필요 없도록 쓰레기가 유입되지 않는 것이죠.”
소양강 맑은 물이 지금처럼 도도히 흐를 수 있게 온 시민이 아끼고 사랑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