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따로 있는 아이러니한 세상에서 화내지 않고 웃으며 쓰레기를 줍는 가족이 있다.일상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 하면서 남이 버린 쓰레기까지 줍는 장미가 씨 가족을 만났다.
책임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일상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고, 쓰레기를 주우며 산책하는 ‘플로깅’을 실천하는 사람이 춘천에 있다. 네이버 블로그 ‘꼬꼬미네’를 운영하는 장미가씨다. 블로그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오는 소개글 ‘책임 있는 삶을 살고 싶은’이라는 문구가 묵직하게 가슴을 울린다.
“환경미화원도 아닌데 남이 버린 쓰레기를 왜 줍냐고 묻는 사람이 많아요. 그 이유는 지구에게 미안해서예요. 흙은, 나무는, 강은 우리에게 좋은 것을 너무나 많이 주는데 우리는 받기만 하잖아요. 고맙고 미안해서 이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장미가씨는 쓰레기를 주우러 갈 때 네 살, 일곱 살 아이를 함께 데려간다. 아이들이 세 살, 여섯 살 때부터 시작한 일이다. 보통의 부모라면 ‘지지야’하고 만지지도 못하게 할 쓰레기를 아이들과 함께 줍는다니 놀라웠다.
“아이들이 좋아해요. 코로나19로 한동안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안 보내고 집에 데리고 있었는데 산으로 강으로 다니며 쓰레기 줍는걸 오히려 즐거워했어요.”
아이들 세상 부모가 지켜준다
아이가 어려서부터 아토피가 있어서 ‘순한 것, 건강한 것’을 찾다 보니 친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장미가씨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텀블러 2개와 도시락통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휴지와 물티슈를 쓰지 않기 위해 손수건과 행주도 직접 만들어 삶아 쓴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아요. 과탄산소다를 넣고 삶아 햇볕에 말리면 다시 하얘져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거즈와 소창으로 직접 만든 행주와 손수건 등을 올렸더니 가끔 문의가 들어와서 네이버 스토어(소박한 작업실 smartstore.naver.com/sobakhan)에 입점도 했어요.”
아이들 키우면서 남는 시간을 조금씩 투자하는 일이라 ‘소박한 작업실’은 이름처럼 소박하다. 장미가씨는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하다 보면 “그것만 보인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컵, 일회용 비닐, 일회용 포장지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는 얘기다.
“일회용품을 자주 사용하시는 분들도 어떤 계기로 인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한분 이라도 저를 통해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기쁜일 이겠지요.”
장미가씨는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서라도 매일 한 건씩 제로 웨이스트 관련 콘텐츠를 SNS에 올리고 있다고 했다. 엄마의 실천은 아이들에게 산 교육이 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다. 장미가씨의 아름다운 마음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