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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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76

2022.05
#봄내를 꿈꾸다
춘천 안심먹거리
강촌로즈랑스
장미를 먹는다고요?

5월의 여왕 장미! 그 아름다운 장미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감히(?) 식용으로 재배하는 농가가 춘천에 있다. 20년 전 국내 최초로 식용장미 재배에 성공한 남면 추곡리 '강촌로즈랑스'다.

강촌로즈랑스 장미의 미美에 취하고 향에 취하고 맛에 취해 보자.


로즈랑스 최주순 유명림 부부



국내 최초·최대 식용장미정원

장미차, 장미에이드, 장미식초, 장미피클, 장미라테, 장미아이스크림, 장미젤리….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장미를 먹는다니. 신기한 일이었다. 칵테일바에서 장식용으로 작고 예쁜 장미를 띄운 칵테일을 본 적은 있지만 일상적으로 장미를 먹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남편이 춘천농고를 나왔어요. 꽃을 너무 좋아해서 평생 꽃만 가꾸고 사는 사람이죠. 서울에서 꽃집도 하고 충북 진천에서 화훼 농사도 짓다가 농약 중독으로 고생을 좀 했어요. 그러다가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 식용장미를 재배하게 된 거랍니다.”

유명림 로즈랑스 대표의 말이다. 유명림, 최주순 부부가 식용장미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이다. 국내 최초였다. 터키 등 유럽에서는 식용장미가 흔하지만 우리 나라는 시장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농장에 500여종의 품종이 있어요. 어떤 품종이 어떤 용도에 맞는지 알 수 없어 일일이 실험을 해야 했어요. 음료는 어떤 품종이 어울리는지, 비누는 어떤 품종이 어울 리는지, 피클은 또 어떤지 일일이 연구하고 개발하며 지금까지 왔어요.”

이들 부부가 고향 춘천에 자리를 잡은 것은 9년 전이다. 남면 발산리에서 시작했다가 지난해 장미체험장을 더 확대하기 위해 추곡리로 옮겨왔다. 현재 발산리 700평, 추곡리 1,000평에서 식용장미를 재배하고 있다.

 

비타민C 많아 잔주름 예방

“장미가 레몬보다 비타민C가 17배나 많은거 아세요?” 금시초문이었다. 예뻐서 그저 바라만 봐도 황홀한 장미가 영양마저 풍부하다니! 향이 좋아서 향수나 핸드크림을 선택할 때 장미향을 선호했지만 정작 장미의 효능은 모르고 있었다.

“장미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은 다 고가인 거 아시죠? 장미가 피부 미용에도 엄청 좋거든요. 특히 잔주름 예방에 정말 좋아요. 저 좀 보세요.(웃음)”

로즈랑스의 식용장미는 마스크팩이나 선크림, 미스트의 원료로 화장품 회사에 계속 납품이 되고 음료 회사와도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 회사만 믿고 농장을 운영할 수 없어 장미청 만들기, 장미피자 만들기 등 체험활동을 계속 개발 중이다. 또 홍천농고와 강원대 농업경제학과의 교육농장으로도 지정받아 꾸준히 교육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청, 장미피자 만들러 오세요!

꽃은 그저 바라만 보는 것으로도 심신이 안정된다.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기 좋다는 불멍, 물멍에 이어 ‘풀멍’ 이 유행인데 이곳 로즈랑스 장미정원이 바로 그런 곳이다. 

이들 부부는 큰 욕심이 없다. 따로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입소문으로만 농장을 운영하며 아들딸 잘 키웠고, 두 사람 노후 터전을 마련한 것으로 만족한다. 딸과 사위 모두 농업직으로 근무 중이고 아들은 독일에서 친환경 건축을 공부 중인데 ‘부모님을 거울삼아 꿈을 키우고 있다’ 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현재 로즈랑스의 거래처는 전국적으로 3,000곳이 넘는 데 춘천에서는 공지천 앞 카페 ‘아울러’와 육림고개 입구 ‘플로티’, ‘꽃술래’에서 장미 음료와 장미청, 장미 데코 막걸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유치원 및 초·중·고 체험학습, 개인 또는 가족 단위로의 체험도 열려 있다. 

“보통 꽃을 꺾을 때는 죄책감을 느끼는데 이곳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 아이들이 엄청 좋아해요. 장미피자, 장미청, 장미식초, 장미비누 등 취향껏 원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답니다.”

‘작지만 혼이 담긴 농장’을 꾸려 나가고 싶다는 부부의 바람이 장미처럼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