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병풍 같은 금병산 아래 떡시루처럼 자리잡은 실레마을(증리) 사진 유현식
김유정 생가가 있는 마을
춘천의 남쪽 중간에 위치한 신동면은 도심(강남동, 퇴계동)과 가깝고 서울∼춘천고속도로와 김유정역이 있어 교통 여건이 좋은 편이다. 의암리, 정족리, 증리, 팔미리, 혈동리 5개의 법정리가 있고 인구는 2월 말 기준 총 1,215세대 2,622명이다. 면 소재지인 증리는 작가 김유정이 태어난 실레마을이 있는 곳이다. 금병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생김새가 마치 움푹 파인 떡시루처럼 생겼다고 해서 ‘시루’의 지역 사투리인 ‘실레’마을로 불렸다. 증리의 ‘증’도 한자로 시루 ‘증甑’ 자다. 2010년 전철 경춘선이 개통되면서 지금의 역사로 김유정역이 이전되고 레일파크가 생기면서 상가가 많이 들어서고 유동인구가 많아졌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줄어 들었지만 이전에는 김유정문학촌 방문객이 연간 25만명(2018년 기준)을 웃돌 정도로 외지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춘천의 대표적 관광지로 유명하다. 의암호 인어상이 있는 의암리는 드름산이 칠전동과 접해있고 혈동리에는 춘천시의 쓰레기를 매립 또는 소각하고 재활용품을 선별하는 환경공원이 있다.
신동면 행정복지센터 내년 준공
산세가 사계절 비단 병풍을 둘러친 듯 아름다운 금병산은 높이 652m로 오르기에 아주 쉬운 산은 아니지만 오를수록 정이 가고 마음을 뺏는 산이다. 금병산 아래 자리 잡은 신동면 행정복지센터는 얼마 전 신청사 설계공모를 끝냈다. 내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현 위치에 3층으로 지어지는 신청사는 마을 주민의 모임이나 휴게공간이 더 확대될 예정이다.
이곳만은 꼭!
① 김유정문학촌(김유정로 1430 - 14)
김유정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둔 문학관이자 춘천의 대표적 관광지이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김유정 생가, 김유정 기념전시관, 김유정 이야기집을 관람할 수 있다.
지난해 강원도 내 최초로 공립문학관으로 등록됐다.
② 강촌레일파크 김유정레일바이크(김유정로 1383)
서정적인 분위기의 김유정역에서 추억과 낭만이 있는 강촌으로 레일바이크를 타며 아름다운 북한강 절경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레일바이크 코스다.
김유정역에서 낭구마을까지 레일바이크 구간 6km, 낭구마을에서 강촌역까지 낭만열차 구간 2.5km이다.
되돌아올 때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③ 책과인쇄박물관 (풍류 1길 156)
투보다 많은 사람이 우라나라의 우수한 책과 인쇄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설립된 1종 전문 사립박물관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활자 체험 등 참여형 활동을 통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이다.
1층 카페에서 바라보는 확 트인 전망은 언제 찾아가도 기분이 좋아진다.
④ 전상국 문학의 뜰(풍류 1길 84 - 6)
춘천의 대표적 소설가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전상국 작가의 문학적 생애와 한국문학의 현주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문학관이다.
작가가 평생 모은 소설과 시집 등 2만 2,000여 권의 책이 전시된 1층 '책곳간'은 작가들의 친필 사인 책으로 대부분 채워져 있어 매우 특별한 가치를 갖는 곳이다.
지하층에는 작가의 작품 전시관과 문우와 스승을 소개하는 공간, 관람객 참여 공간이 있다.
문학관 안과 밖 모두 문학의 향기가 가득한 곳이다.
[편집자주] 춘천에는 25개의 읍 · 면 · 동이 있습니다.
매달 행정 읍 · 면 · 동(행정복지센터 소재 기준)을 소개하면서 ‘우리동네’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찾았다!
2년 만에 다시 열린 실레 이야기길
“나의 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춘천읍에서 한 이십 리가량 산을 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닫는 조그마한 마을 이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이 마치 옴팍한 떡시루같다 하여 동명을 실레라 부른다.”
- 김유정 <오월의 산골짜기> 중
소설가 김유정은 1908년 춘천 실레마을에서 태어나 1937년 스물아홉살의 나이로 요절했다. <봄·봄>, <동 백꽃>, <산골 나그네> 등 주옥같은 작품들이 바로 김유정 의 고향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쓰였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고향 실레마을에는 그의 이름을 딴 김유정역이 있고, 김유정우체국이 있고, 농협 김유정지점이 있다. 실레마을(증리)은 마을 전체가 작품의 무대로서 지금도 점순이 등 소설 12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금병산 자락의 실레 이야기길은 멀리서 문학기행을 오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이러한 실레 이야기길이 시내와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춘천 사람들에게는 축복이다. 차를 끌고,또는 전철을 타고 김유정역에 도착해서 실레 이야기길을 걷는 일은 즐겁다. 금병산 등반은 쉽지 않지만 실레이야기길을 걷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어 평일이나 주말 언제 든지 산책이나 트레킹 코스로 선택할 수 있다.
체력에 자신 없는 사람도 OK!
자칭 ‘저질 체력’이라고 주장하는 30대와 40대 시민과 함께 실레 이야기길을 직접 걸어봤다. 금병산 등반은 부담스럽지만 평지에 가깝고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는 실레 이야기길 정도는 걸을 수 있다던 두 사람은 피톤치드 가득한 오솔길을 걸으며 무척 즐거워했다.
2020년과 2021년 두 해 동안은 실레 이야기길 구간 일 부가 생태복원을 위해 폐쇄 됐었다. 올해 전 구간을 걸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으로 찾아온 시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길’ 등 재미난 이야기 열여섯 마당과 만날 수 있는 실레 이야기길 산책은 약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올해 다시 열린 실레 이야기길 전 구간을 걸으면서 문 학과 자연의 내음에 흠뻑 취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