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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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74

2022.03
#봄내를 꿈꾸다
도란도란 춘천
“산새들과 정 나누며 사니 점점 젊어지네요!”
삼악산 등선계곡에서 35년째 자식처럼 산새들 돌보는 김용운 씨

(위)등선계곡에서 산새들을 돌보는 김용운 씨와

김용운 씨가 운영하는 음식점



졸졸 따라다니는 귀여운 새들

“맑고 시원한 물과 깨끗한 공기를 품고 있는 삼악산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답게 등산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지만 산새들도 머물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삼악산 등선계곡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산새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자식처럼 돌보고 있는 김용운(81)씨를 만나러 삼악산으로 향했다.

따뜻해진 햇살은 봄기운을 느끼기에 충분했지만 등선 계곡으로 들어서자 차갑게 불어오는 골바람이 두 뺨을 따갑게 스쳤고 그늘진 계곡 곳곳에는 지난번에 내린 눈이 소복소복 쌓여 있고 계곡 가장자리 물은 투명하게 얼어붙어 아직 겨울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살다가 35년전 삼악산 계곡으로 이사를온 그해 겨울, 손님상에 나갈 빙어를 튀기고 남은 부스러기를 한데 모아 두었는데 잠시 후 어디선가 하나둘 산새들이 모여들면서 부스러기를 먹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매일 산새들에게 먹이를 챙겨주다 보니 지금까지 인연을 맺게 됐다고 했다.

그날 이후로 지금껏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들에게 먹 이를 주고 있는데 자신을 알아보고 찾아오면 기분이 좋다가도 새들이 안오는 날에도 기분이 안좋다며 이런 새들을 위해 항상 호주머니에다 땅콩을 넣고 다닌다고 했다.

화장실 갈때도 따라다니는 새들은 그가 시내로 장을 보러 가거나 외출을 하려고 땅콩이 들어 있는 옷을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집 밖을 나서면 뒤쫓아온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들어가 호주머니 있던 땅콩을 꺼내 새들에게 나눠줘야 무사히 나갈 수가 있다고 했다.


참박새가 제일 예뻐

예전에 서울에 살았을 때 산행을 하다가 산새들을 마주쳐도 모두 비슷비슷해 이름조차 몰랐었는데 오랜 시간 산새들과 함께 하다 보니 이제는 찾아오는 산새들의 이름은 물론 특징까지도 하나하나 알 정도가 됐다고 했다.

동고비, 참박새, 곤줄박이 등이 찾아오는데 동고비는 주둥이가 길어 먹이를 서너 개 물고 가고, 곤줄박이는 다른 새들에 비해 사람과 빨리 친해져 정이 든다고 했다. 예쁘기는 참박새가 제일 예쁘다고 했다.  

건강과 동안의 비결을 묻자 그는 “옛 친구들을 만나러 서울에 가는데 그때마다 친구들이 너는 늙지도 않느냐고 말할 때마다 공기 좋고 물 좋고 산 좋은 자연 속에서 욕심 안 부리며 마음을 비우고 산새들과 살아서 그런 거 같다 고 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