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드문 교동의 조용한 주택가. 그곳에 보나커피가 있다. 손님이 없을 때면 혼자 기타 치며 나지막히 노래하는 주인장이 있는 곳. 오래전부터 조용이 지구별을 지키는 그녀, 카페지기이자 싱어송라이터인 한인희씨를 만났다.
플라스틱 쓰레기 안 만드는 카페
보나커피 한인희씨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6년경이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빨대나 텀블러, 도시락통을 가지고 다니며 ‘언젠가 내가 카페를 하게 되면 내 카페 쓰레기는 플라스틱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보나커피는 개업 이후 지금까지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로 다른 카페들이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도 손님이 특별히 주문하지 않는 이상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일반 식당에서는 숟가락도 같이 쓰는데 카페에서 꼭 일회용품만 고집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매장에서 유리 빨대를 쓰는데 소독을 정말 깨끗이 하고 있어요. 투명해서 안이 다 보이기 때문에 손님들도 깨끗한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신답니다.”
친환경 테이크 아웃 용기 사용
테이크아웃 용기는 사탕수수 성분이나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하는 과일청을 택배로 보낼 때도 유리병에 넣어 보내는데 뽁뽁이 같은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신문지나 박스 조각을 이용하는데 한 번도 파손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친환경제품은 가격이 비싸다. 때문에 매출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부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 쉬운 결심은 아닌것 같았다.
“사실 제가 가져가는 부분이 적어지는 거잖아요? 카페를 오픈하면서 굳게 다짐을 했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막상 제 품들의 재고가 떨어지고 재주문을 넣어야 하는 시기가 오면 아직도 흔들리곤 해요.”
커피 한 잔은 몇천원인데 용품들을 주문할 때는 몇십만원씩 나가니 자신도 모르게 잠깐 주춤하게 된다고 했다.
“그래도 저와 지구 모두를 위해서 첫 마음을 잘 지켜나가고 있어요. 버려지는 쓰레기들은 결국 돌고 돌아 우리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게 돼 있잖아요. ”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제일 좋은 것은 역시 그 어떤 쓰레기도 만들어내지 않는게 가장 좋다는 것이 한인희씨의 생각이다. 그래서 텀블러를 챙겨오시는 분이 반갑고 고맙게 느껴진다고 했다.
환경에 좋은 메뉴 개발
보나커피에는 다른 카페에서는 보기 어려운 특별한 메뉴가 있다. 카페라떼나 카푸치노, 핫초코 등 우유가 들어가는 음료에 우유 대신 두유나 귀리를 넣는 것이다. 또 우유나 달걀, 버터를 넣지 않은 비건 쿠키도 직접 구워 판다.
“육식보다 채식이 환경에 이롭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잖아요. 그런 의미도 있지만 무엇 보다 손님이 드시는 음식에 선택의 폭을 넓히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환경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주고요.”
싱어송라이터 ‘한보나’
“제가 사실은 싱어송라이터예요. 보나는 활동명이에요.” 그러고 보니 언젠가 이곳을 지날때 기타를 안고 조용히 노래하는 그녀를 본 적 있다. 그냥 손님도 없고 심심해서 노래를 하나 보다 생각했었는데 그녀는 본인이 직접 만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였다.
그녀의 노래 ‘춘천’, ‘그 섬을 해치지 마요’, ‘곁’을 들어봤다. 두 번 놀랐다. 처음에는 목소리가 너무 예뻐서. 두 번째는 가사와 곡이 너무 좋아서.
“일부러 자연이나 환경을 노래하는 가사를 쓴건 아니고요, 그냥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만들다 보니 그렇게 채워져 있더라고요.”
그녀는 이곳에서 의미있고 재미있는 커뮤니티가 많이 만들어지고 문화예술 활동도 많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했다.
보나커피가 쓰레기 없는 문화도시 춘천의 축소판으로 좋은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
1. 보나커피 외부 모습
2. 테이크 아웃 잔은 모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컵과 홀더를 사용하고 있다.
3. 매장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유리 빨대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