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학생 천용하 군과 학교 밖 교사 원성용 씨
영어교사 경험 살려 제2인생 살고 있다
“올라갈 때 못 본 꽃, 내려올 때 보았네! 라는 시처럼 교사로서 현직에 있을 때는 몰랐던 잔잔한 교육의 기쁨을 퇴직 후 학교 밖 청소년을 가르치면서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다가 2년 전 학교장을 끝으로 퇴임한 원성용(66) 씨는 그래도 아직은 쌩쌩한 자신의 영어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며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를 알게 됐고 그곳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하고 있는 천용하(17) 군을 만나 멘토가 되면서 학교 밖에서 또 다른 행복을 느끼며 제2의 뜻깊은 인생을 살고 있다.
천 군은 홈스쿨링을 하며 초등학교 과정을 공부했고 검정고시를 통해 중학교 학업을 이어 갔다.
“천 군은 그동안 혼자 여러 책을 읽고 검정고시를 준비한 덕에 고등학생 못지않은 다양한 인문학적 배경 지식을 갖고 있었는데 영어 과목에서만큼은 또래 학생들과 비교해 부족한 것을 발견하게 됐어요.”
부족한 영어 실력을 채우기 위해 교과서와 참고 서적이 필요했는데 다행히 퇴임한 지 얼마 안 된 터라 주변 후배교사들로부터 협조를 받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원하는 대학 갈 수 있게 도움줘
당장의 목표는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으로 잡았고 더 나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것을 최종 목표로 잡았다. 목표와 기간을 설정하고 학습에 대한 맞춤별 전략을 세워 꾸준하게 공부를 한 결과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할 수 있었고 이어 지난해에는 고3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수능을 치르고 그 결과 원하는 대학에 17살 나이에 합격하는 기쁨을 맞볼 수 있었다.
그는 “지난 시간 동안 천 군과 함께 한 몸이 돼 영어를 지도하면서 교직에 있을 때 지금처럼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쳤더라면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명강사가 됐을 것”이라고 웃었다.
또 “학교 밖 아이들에 대해서 그동안은 잘 몰랐었는데 이곳 아이들과 접하다 보니 학교에서 가르쳤던 학생들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목표와 다양한 이유로 인해 학교 밖 아이들이 생겨난 것 또한 새로 알게 되면서 학교 밖 아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삶을 선택한 천 군은 3월이면 대학에 들어간다. 동기들보다 세 살 정도 적지만 어엿한 대학생이 되는 천 군에게 입학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가장 먼저 대학교재를 보고 싶다고 했다.
학교 밖 교사와 학교 밖 학생의 아름다운 만남이 매우 보기 좋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만남들이 이어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