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프로젝트’란 이름의 장애인 공연예술 전시회가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춘천 강원디자인진흥원과 서울 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에서 연이어 열렸다.
춘천 소재 공연예술단 체인 사단법인 텐스푼이 기획한 이 행사는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창작 워크숍 프로그램’이다.
예술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장애인 11명과 (사)텐스푼,
그리고 호주의 공연단체 컴퍼니 베드company Bad가
함께 3년 남짓 공을 들인 장기 프로젝트였다.
예술작업을 통해 장애인들의 자존감 제고와 세상과의 소통창구를 넓히자는 목적으로,
2019년 춘천에서 두 차례 워크숍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워크숍을 열었다.
그리고 3년째인 올해, 참여작가 11명의 작품 및 창작 프로젝트 30여 점을 전시하게 된 것이다.
참여작가 중 ‘풀잎하나’란 닉네임을 쓰는 조완수 씨(54·효자동)를 전시장에서 만났다.
뇌병변장애자인 그는 컴퓨터와 자신의 얼굴, 독수리 날개 등을 묘사한 ‘자화상’ 등 작품 2점을 출품했다.
조완수 씨의 등 뒤로 그의 출품작 ‘자화상’이 보인다.
“창공을 나는 독수리처럼 자유롭고 싶었고 컴퓨터처럼 정확하고
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표현한 것이죠. ”
그는 느릿느릿 또박또박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말할 때마다 고개가 흔들렸고, 발음은 어눌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의 또 다른 작품 애니메이션 시화집 ‘풀잎하나’에선 간결한 문장력도 돋보였다.
‘…나는 들판에 서서 하늘을 바라본다. 비옥한 땅의 흙냄새, 햇볕에 노란 들판이 더욱 황금빛으로 물든다.
알알이 여문 벼이삭들, 언제 다시 만날까 그 얼굴…(중략) 봄이 되면 다시 소생하는
강한 생명력 가진 풀처럼, 나도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는 방통고를 거쳐 숭실사이버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사회복지사다.
또 패럴림픽 종목인 보치아boccia 선수로 10년째 활동 중이며 보치아 지도자 및 심판 자격도 갖고 있다.
지난 9월, 보치아 선수를 후원하는 회사에 취업해 난생처음으로 첫 월급을 탔다.
그리고 ‘Hello프로젝트’ 참여로 이제는 작가라는 직업까지….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지난 3년, 무척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행사가 꾸준히 열려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평생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전동휠체어와 컴퓨터에 감사하는 마음이 제일 큽니다(미소).
들판의 풀잎 같은 나를 세상에 드러내고 연결해주는 수단이자 통로였기 때문입니다.”
전시회에 함께 참여한 작가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