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는 지난 5월 폐업한 데미안책방에서 직원 신분으로 만난 사이다. 청년서점 창업기를 공동대표 3명의 셀프 인터뷰로 들어 봤다.
데미안서점 폐업 후 청년서점의 공동대표로 다시 출발한 이재호(왼쪽부터), 이정훈, 김민섭 씨.
Q1.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민섭 폐업 후 술자리에서 각자의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의도치 않게 ‘도원결의’가 아닌 ‘주점결의’로 뜻을 모으게 되었다.
데미안책방 폐업 공지 이후로 많은 분이 매장에 오셔서 서점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셨다. 또한,서점 재직 당시 서로의 특기이자 담당 업무가
모두 달랐는데 힘을 합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Q2. 각자의 담당 업무는?
정훈 업무에 있어서 특별히 ‘이 부분은 네가, 이 부분은 내가’라는 경계를 두지 않았다.
순수하게 3명만으로 돌아가며 일하고 쉬는 시스템이라 모든 업무에 대해 3명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다만 데미안 재직 당시의 각자 특기를 고려해 신규 발생 업무에 대한 최초 진입 담당 정도는 정하고 있다.
내 담당은 경영관리 및 데이터 통계분석/영업전략 수립이다.
Q3. 창업 과정에서 느꼈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정훈 이전부터 몸담아 왔던 사업 분야였지만 직원으로 일하는 것과
직접 창업하는 것은 정말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나 넉넉하지 않은 사업자금으로 자금계획을 수립하다 보니
비용 절감을 위해 우리가 직접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직접 찾아보고 공부하고 발로 뛰다 보니 고생은 될지언정
막상 해결하지 못할 일이 많지 않았고 스스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었다.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하지않아서 결과가 없다는 당연한 이치에 대해 다시 한번 알게 됐다.
Q4. 창업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재호 서점업이 타 업종에 비해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않기에
걱정하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주변의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창업 계획에 대한 끊임없는 점검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재차 내렸다.
또한 계획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진정성이라는 것이
평소 사업 마인드여서 이 부분을 주변 사람에게 ‘설득’이 아닌 ‘이해’시키려 노력했다.
Q5. 청년서점 자랑 한마디?
민섭 서점을 찾아오는 많은 분이 가장 불편해하는 것 중 하나가 책을 검색하고 위치를 찾는 일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고객들이 직원에게 가장 많이 문의하는 내용이다.
그 원인 중 하나는 기존의 서점들이 대부분 숫자나 문자만으로 구역과 위치를 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청년서점에서는 각각 분야의 구역을 서로 다른 색을 이용해 비주얼화시켰다.
직원들도 설명해주기 편하고 고객들도 찾아가기 쉽다는 반응이다.
Q6. 청년서점의 최종 목표는?
재호 특정 고객층만이 아닌 모든 분에게, 많은 책을 보유하기보다는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서점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 신간 도서 주문과 반품 도서 선별에 가장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고객과의 빠른 소통을 위해 도서 주문, 각종 문의 등을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하고 있다.
Q7. 각자 인생의 목표는?
정훈 나의 목표이자 청년서점의 목표이기도 한데, 많은 분이 오랫동안 이용할 수 있는,
롱런하는 서점을 만들고 싶다. 서점업의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가 바로 공익성과 수익성의 경계
를 설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고객들의 적절한 도서구매 활동이 곧 청년서점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생계 유지정도만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청년서점이 내 마지막 직장이 되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재호 누군가는 시도하고 명맥을 유지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서점 또한 마찬가지다.
요즘엔 인터넷으로 책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해도, 직접 보고 읽고 만져보고 사는 것과는
만족도에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종이냄새에 매력을 느끼고 싶지 않은가?
내 인생 목표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오프라인 서점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국민 모두가 독서를 생활화하게 되는 것.
그 시작에 이제 발을 내딛었을 뿐이다.
민섭 개인적인 목표는 청년서점과 함께 행복하게 늙어 가는것이다.
처음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서점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서점이 잘 되어서 계속 서점 일을 할 수 있다면 행복하게 늙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목표는 춘천시민의 사랑을 많이 받는 서점이 되는 것이다.
한 해 동안 연재한 <2030 춘천일기> 코너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