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압실마을에는 아쿠아포닉스Aquaponics에 수직농장을 결합한 전국 최초의 실내형 양어수경농장 ‘누팜
NUFARM’이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후 쌈채류와 유럽상추, 허브 등을 키워내고 있는 누팜을 찾았다.
물고기 양식+수경재배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란 물고기 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의 합성어다.
물고기를 키우면서 물고기 배설물로 식물을 재배하는 친환경 순환형 시스템을 말한다.
쉽게 말해, 물고기 배설물이 섞인 물은 미생물 분해를 통해 식물의 영양분이 되고
식물은 물속 질소를 흡수하고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다시 수조로 보내
물고기 양식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농사 팔 할은 하늘에 달렸다’고 하는데, 누팜에서 선택한 이 농법은 제어된
실내공간에서 작물을 재배하기에 기후변화나 병충해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올해 많은 농가에서 겪었던 봄철 냉해 피해는 물론 여름철 긴 장마나 10월의 이상
저온 현상 등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기후변화나 병충해 등으로부터 자유
공장형 농장 누팜에 들어서면 커다란 수족관이 제일 먼저 반긴다.
고대원 대표는 “아쿠아포닉스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것입니다.
수초와 관상용 물고기가 사는 수족관은 마치 누팜의 시스템처럼
완벽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수족관 전시실을 지나면 틸라피아(역돔)를 키우는 대형 양식수조가 설치된 공간이 나온다.
틸라피아는 아프리카가 원산인 민물고기로, 구이나 회로 이용되는 고급 어종이다.
알을 낳아서 입안에서 부화시키는 어종이라, 수조에서도 번식이 가능하다.
틸라피아가 40~50㎝, 무게가 2㎏ 정도로 성장하면 횟감이나 가공용으로 출하하게 된다.
채소류 외에 또 다른 수입원이 된다고 귀띔.
누팜 고대원 대표가 아쿠아포닉스 농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럽상추 · 허브류 등 15종 재배
틸라피아가 헤엄치며 노는 물이 미생물 분해를 거쳐
엽채류 식물이 자라는 수경재배실로 흐르게 된다.
흙도없고, 배양액도 없지만 이곳의 채소류는 싱싱함 그 자체다.
로메인, 버터헤드, 바타비아, 롤로로사 등 유럽상추와 청경채,
치커리, 케일, 겨자채 등쌈채류가 많다.
또한 바질과 루꼴라, 적소렐 등 허브류까지 15가지 이상의채소가 자라고 있다.
농사 방법은 다른 수경재배하는 곳과 유사하다. 씨앗을 발아시키고,
보름 정도 육묘 단계를 거치면 포트에 넣어 수경재배용 재배판으로 옮겨 심는다.
재배판 아래로는 미생물 분해를 거친 양식 수조 속의 물이 흐르면서
채소류에 영양분을 제공한다. 수경재배에 꼭 필요한 배양액이 필요 없다.
채소는 태양광을 대신한 LED 빛을 받으며 30일 정도 재배하면 출하된다.
200평서 5,000평 수확량 기대
고 대표는 “누팜 수직농장의 재배 면적은 200평 정도며,
재배 베드는 수직으로 6단까지 놓여 있어요.
아직 농장의 절반 정도밖에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내년 모든 공간을 가동하면
일반농장 5,000평 정도에서 재배하는 양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누팜이 들어선 압실마을은 주민들이 토종국화, 초석잠, 참깨 등을 직접 재배하여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주택은 대부분 패시브하우스(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하여 에너지의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이며
누팜 건물엔 태양광 발전소를 준비하고 있다.
지열,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여 냉난방비 절약과 환경을 지키고,
마을과 누팜 수직농장은 친환경(무농약) 인증을 받아 지구를 살리는 선순환의 첨단 영농법을 실천하고 있다.
누팜 전경
아쿠아포닉스 농법을 설명해 주기 위해 마련해 놓은 수족관
미래 농업현장 연상시켜
“아직 아쿠아포닉스 농법으로 재배된 채소류를 잘 모르는 분이 많지만,
최근 채소류 맛과 질이 좋고 저장성도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직거래 요청이 늘어나고 있어요.
한번 드셔보시면 그 매력에 빠지실 거예요. 또한 지구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겠죠.”
미래의 농업 현장을 다녀온 듯하다.
고 대표와 마을사람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이 그대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