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쓰기 강좌를 듣고 직접 자서전을 출간한 위동환 씨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고, 여유롭게 펼쳐진 전원 풍경까지 한데 어우러진 춘천이 참 좋습니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소란스럽고 번잡한 서울에서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창문을 열어젖히면
심악산과 대룡산 자락이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보이는 신사우동에 새 둥지를 틀고 살면서
자서전을 펴낸 위동환(79)씨를만났다. 서울에서 근무하면서 춘천을 자주 찾았던 그는 춘천을 오고 갈 때마다
춘천에 대한 포근하고 정겨운 도시 이미지가 머릿속에 자동으로 쌓이게 됐다고 했다.
서울에서 35년간 직장 생활을 끝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춘천으로 가서 살겠다고 말하자 다들 왜 춘천으로 가냐고 말했었는데
춘천으로 이주를 한 후 그의 집을 한번이라도 찾아온 사람들은 더 이상 그 질문을 하지 않았다.
“나이가 하나둘 들어가면서 삶을 같이했던 지인들이 자서전을 썼다고 보내온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내용을 보니 진실하지 않은 거 같고 과장이나 과시 위주로 써 있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자서전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었습니다.’’
그는 춘천에 살면서 춘천북부노인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방우달 시인의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을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자서전 쓰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고 했다. 퇴직 후 시간적 여유가 있는 데다
아내의 격려와 자녀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 속에 자서전을 쓰기로 마음먹고
2018년에 자서전 쓰는 법을 배우며 공부를 하고 2019년에는 자서전을 쓰고 손수 편집 과정까지 끝내면서
삶의 여정을 기록한 400페이지 분량의 자서전 한 권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처음 써보는 자서전이지만 자서전 쓰기 강의를 토대로 자신이 살아 온 인생을 시기별로 연보와 목차를 정하고
자신이 실아온 인생의 전환점마다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놓았던 기록물과 기억을 바탕으로 쓴 결과
6개월 만에 초고를 완성할수 있었다고 했다.자서전을 쓰는 동안에는 40년간 해 왔던 등산도 제대로 못하고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글쓰기에 몰입하게 됐는데 이를 옆에서 지켜본 그의 아내는
이러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어렵게 자서전을 쓰고 보니 평생 함께하는 좋은 친구 하나 얻은 것 같기도 하고 귀엽고 귀한 자식 하나 얻은 기분이라고 했다.
“자서전은 자신의 삶을 더도 덜도 아닌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간 글입니다.
인생의 달콤했던 순간의 단면만을 보여주는 게 아닌 쓴맛도 진솔하게 담아내야 타인도 관심을 갖고 보는 것 같습니다.”
매일 저녁 9시면 잠자리에 들어 새벽 3시면 일어나 체력단련을 하면서
남보다 빠른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젊어서부터 소질이 있었던 그림 그리기를 다시 배워 화폭 위에 자신만의 멋진 그림을 담아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