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의한 폭력·성폭력 등은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하지만 가족이나 지인 혹은 직장 등, 은밀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가정폭력·성폭력 등은 성격이 좀 다르다.
‘신고’를 해야 문제가 드러나는, 즉 피해자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이 그렇다.
"가정폭력 혹은 지인에 의한 성폭력 등은 피해자가 참고 견딘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 될 뿐입니다. 가급적 빠른 상담을 통해 도움을 청하고 해결책을 구해야 합니다."
춘천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효자로 135)는 이런 문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다각적 지원책을 마련해주고 있는(사)강원여성가족지원센터 부설기관이다.
현재 여성 상담사 7명이 전화 혹은 예약상담 방식으로 각종 폭력피해 여성들을 돕고 있으며, 직접 찾아가는 방문 상담을 하기도 한다.
허애경 소장(59·효자동)은 "피해당사자는 물론 필요한 경우엔 가해자 면담을 통해 피해자 보호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한다.
올 들어 3월까지 이뤄진 상담실적은 총 576건. 사건 유형이 다양하고 한 사건이 한 두 차례 상담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기에,
사건 숫자가 아닌 상담 횟수로 관련 통계를 잡는다.
"상담요청은 피해 당사자가 연락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제3자가 제보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가해자에 대한 조사나 고발권한이 없기에, 피해자의 편에서 해결책과 법률적 조언 등을 제공하며
모든 선택은 당사자 스스로 결정하도록 돕는 입장입니다."
상담소는 기관이나 단체의 요청에 따른 성폭력 및 가정폭력 관련 예방 교육 등도 함께 실시해 오고 있다.
올해는 춘천시의 지원을 받아 폭력 예방 교육’ 3가지를 추진 중이다.
첫째, '알수록 유익한 법률'이란 주제로, 기관이나 단체의 신청을 받아
가족법, 가정폭력·성폭력·성희롱·성매매 관련 법률교육을 실시한다.(4월~11월, 10개 기관)
둘째, ‘나-우리-희망 찾기’라는 주제로, 가정폭력 피해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힐링 캠프 등 심신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5~12월, 7가족)
셋째, ‘알수록 앞서 가는 노년’이란 주제로 고령층 노인을 대상으로
성평등 의식 향상 교육을 노인회관 경로당 등을 방문해 진행한다.(7~11월, 10회)
허 소장은 20년 경력의 숙련된 상담사다. 강원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이후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및 상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른 상담사들 역시 풍부한 경험과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가들이다.
“가정폭력·성폭력을 당했거나, 위험을 느끼면 가장 먼저 112신고부터 해야합니다.
신고와 동시에 보호조치가 이뤄지며, 신고는 문제를 키우는 게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첫 단추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폭력을 억지抑止하는 효과가 있고 누군가에게 억울한 심정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치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허소장을 비롯한 상담사들은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을 위해
바로 이런 ‘누군가’의 역할을 하고있는 셈이다.
성인지 감수성(性認知 感受性): 성별 간의 불균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춰 일상생활 속에서의 각종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내는 능력
인권 감수성(人權 感受性): 사회적 부조리나 불합리한 관행, 제도 등을 인권 문제의 차원에서 파악하는 능력
춘천가정폭력 · 성폭력 상담소 ☎257-46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