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유리 칸막이로 크기별, 성별로 나뉜 청결한 숙소,
널찍한 잔디밭 놀이터, 질병치료실과 미용실, 카페 분위기 물씬한 입양상담실 등등···
동물친화적 시설을 갖춘 춘천시동물보호센터가 개소 1년을 맞았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컨테이너 사무실과 비닐하우스 막사에서
유실·유기동 물들을 수용했던 것에 비하면 한마디로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뀌었다.
보호 환경만 쾌적하게 바뀐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보호중인 동물들의 삶의 질도 함께 개선됐다.
“객관적 통계수치가 입증합니다. 과거 시설에선 자연사 수가 1년에 평균 60여 마리 정도였는데,
올해 4월 현재 자연사한 개는 4마리뿐입니다. 그것도 보호소에 들어올 때부터 질병을 갖고 있던 경우였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수용환경 때문에 자연사 하는 경우는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춘천시 반려동물동행과 이진석 주무관(51·수의사)은
"동물 습성을 고려한 보호시설, 동물을 직접 치료하는 진료실, 차별화 된 입양절차 등이 우리 센터만의 특징’’이라고 덧붙인다.
벌써부터 '모범 사례'로 알려져 다른 지역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견학을 올 정도라는 것.
보호시설이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유실·유기동물은 주인이 되찾아가거나 입양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게 최선이다.
지난해 춘천의 경우, 유기동물 약 600마리가 보호센터에 들어왔다.
이 가운데 약 30%는 주인에게 반환되었고 30% 정도는 입양을 통해 새 주인을 만났다.
나머지 40% 정도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인연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처지다.
"보호 중인 동물은 모두 개들이고 4월 현재 약 160마리 정도 됩니다. 입양 문의는 하루 평균 10건 정도죠.
올해 들어 60여 마리가 새 주인을 만났으니, 실제 입양은 하루 평균 한 마리 꼴인 셈이죠."
입양방식도 새롭게 바뀌었다. 과거엔 입양희망자가 보호소에 들어가 직접 동물들을 살펴본 후 선택했다지만
현재는 ‘3일 3배수 예약방식’을 쓰고 있다. 외부인의 보호시설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이 들어서면 뭔가 ‘눈치’를 챈 개들이 요란하게 날뛰거나 서로 물어뜯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던 탓이다.
입양을 하려면 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접속,
춘천시동물보호센터에서 공고 중인 동물들을 검색한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마음이 닿는 3마리를 골라 전화로 신청한다.
“이때 검색기간을 따로 지정하지 않으면, 최근 1개월간 등록된 동물들만 화면에 뜨기에 더 많은 개를 보려면
검색기간을 길게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입양희망자는 보호소를 방문해
보호동에서 데려온 3마리와'맞선'을 보고 그 가운데 한 마리를 선택하도록합니다.”
이튿날, 센터에선 선택된 강아지에 대한 건강검진과 미용 등을 실시한다.
이때 건강상태에 문제가 없어야 분양이 가능하다. 입양희망자는 3일째 다시 방문,
서약서를 작성하고 건강검진표와 동물을 인계받는다. 입양 후 발생하는 병원치료비, 미용비 등도 일부 보전해준다.
입양을 활성화한다고 해서 고질적인 유기동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센터의 다각적인 노력은 무척 고무적이다. 버림받은 개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무척 값지고 아름다운 일이기 때문이다.
문의 : 245-5350 춘천시동물보호센터(신북 영서로 3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