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364

2021.5
#봄내를 꿈꾸다
우리 동네 별별공동체
세대공감 효자동통(通)
청소년과 어르신이 통했다

 춘천시정부는 2019년부터 공모를 통해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로 파괴된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소외된 도시민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게 해주기 위한 사업이다.

효자동에 있는 춘천시청소년수련관에서 청소년과 어르신의 세대공감을 위해 만든 마을 공동체 효자동통이 이러한 취지를 잘 살리고 있어 소개한다.


문턱을 낮추다

 마을이라는 단어도 쉽고 공동이라는 단어도 쉽지만 ‘마을공동체’라는 이름은 아직도 낯설다.

춘천시청소년수련관 최지애 팀장은 청소년과 어르신이 함께하는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싶었지만

마을공동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어려워 아이들에게는 ‘어르신과 함께하는 동아리’,

어르신들께는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즐기는 모임’이라고 소개하며 효지동통 마을공동체를 만들었다.

마을공동체라는 거창한 이름보다 ‘동아리, ‘모임’ 같은 쉬운 이름으로 접근해서

청소년과 어르신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춘것이다.

1세대와 3세대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 세대 간 격차를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세대공감 힐링 됐다

 사대부고 3학년 조민희 학생은 봉사활동 차원에서 효지동통 마을공동체에 합류했다.

코로나19로 의무봉사시간이 없어졌지만 이런 시기에 봉사를 히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제가 뭔가를 가르쳐주고 도와드릴 생각으로 갔는데 오히려 반대였어요.

매일 공부만하다가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니 마음도 편하고 힐링이 많이 됐어요.

또 집에서 함께 사는 저희 할머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81세 박정득 어르신은 평소 젊은 사람과 어울릴 기회가 없는데 효지동통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손주가 있어도 멀리 떨어져 있어 1년에 한두 번이나 보는데 손주 같은 귀여운 아이들이 잘 대해줘서 흐뭇했다고 한다.

"같이 떡케이크도 만들고 화환도 만들었어. 애들이 떡은 잘 빚는데 화환만들 때 묶는 건 잘 못하더라고.

서로 잘하는 것 도와주고 하면서 친해졌지.

다음엔 텃밭 가꾸기를 한다는데 내가 농사를 지어 봤으니 이것저것 또 가르쳐줘야지.’’


(좌)떡케이크 (우)예쁜 꽃으로 화환을 만드는 모습


1080 서로를 알아가다

 자신과 가족, 친구가 아닌 낯선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기회가 많지는 않다.

마음을 열어야 가능한 일이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매개자 역할을 한 최지애 팀장은 효자동통 활동을 통해

효자동 소재 청소년수련관이 지역민의 사랑방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뭔가 함께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한데 저희 수련원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요.”

최팀장은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뭐가 있는지 아이들과 먼저 의논했다.

떡케이크 만들기, 화환 만들기, 협동화 協同畵작업이 대표적인 활동이었다.

“협동화 작업은 함께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에요. 네 명이 한 조가 되어 한 사람 씩 돌아가며 모델이 되고

나머지 사람이 나눠서 그 시람의 얼굴을 그리는 거죠. 누구는 눈을 그리고, 누구는 코를 그리고, 하는 식으로요.

그림을 그리려면 얼굴을 자세히 볼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친밀감이 쉽게 생기죠.”

아이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낯선 보드게임도 같이 했다.

게임 방법을 먼저 설명해 준 후 게임을 했지만 분명 상대적으로 더딘 어르신들을 보며 아이들

‘기다려주기’같은 배려도 배웠으리라. 효지동통 공동체는 올해 새로운 사업으로 마을공동체 활동을 이어간다.

마을 내 사용되지않고 쉬고 있는 공간을 텃밭과 자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효자동통 마을공동체는 춘천시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어르신 돌봄 사업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양로원이나 요양원 같은 시설이 아닌 본인이 사는 곳에서 마음 편히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받는 사업이다.

효지동통 같은 세대공감,지역돌봄 사업이 잘 진행돼 고령화 시대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춘천이 되길 기대한다.


(좌)아이들과 어르신이 함께 그린 협동화 (우)보드게임을 하며 친해지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