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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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9

2021.10
#봄내를 꿈꾸다
2030 춘천일기
코로나19로 바뀐 내 인생, 느려도 올바르게 간다

소양강 토마토로 인터넷쇼핑몰 ‘학스팜’ 시작

코로나의 여파로 고향 춘천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조금 넘었다.

나는 원래 사업의 ‘사’ 자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스무살부터 군대 기간 빼고 쭉~ 촬영현장 스태프로만 일했다.




코로나19 전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의 스태프로 일할 때 모습





2020년 초 코로나로 일거리가 많이 줄게 되어 먹고살 길을 찾고자 투잡을 생각하게 됐다.

이것저것 알아보던 와중에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친구가 너도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시장 조사를 해봤다.

주로 실패한 이야기, 스트레스 받아서 그만둔 이야기 등 부정적인 말이 많았지만

뭔가 도전해보고 싶고 어차피 무일푼으로 시작하니 망해도 상관없다 싶어 무작정 뛰어들었다.

사업 초기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정말 안 해본 것들을 하려다 보니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머리가 복잡해서 드라이브를 하던 와중에 문득 외삼촌이 토마토 농사를 한다는 게 생각났다.

매년 여름 외삼촌 토마토를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났다.


‘그래! 춘천의 농산물로 시작해보자’ 하고 외삼촌께 전화하니

흔쾌히 그래 한번 팔아봐라 하셔서 소양강토마토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사업 초반엔 인터넷 쇼핑몰을 추천해준 친구의 도움이 너무나도 컸다.

광고부터 상세페이지 만드는 법, 엑셀 정리하는 법까지 자기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줬다.

처음엔 정말 신기했다. 모르는 사람이 나의 상품을 구매해준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구매 횟수, 리뷰가 점점 쌓여갈수록 재미있었다.

주문을 받아서 삼촌께 전달만 하면 돼서 참 편하고 투잡으로 수익이 꽤 쏠쏠했다.

어느 순간부터 본업보다 비중이 커져서 자연스럽게 본업을 그만두고 쇼핑몰에 매진하게 되었다.


본업을 하며 쇼핑몰을 겸할 때는 정말 몰랐는데

왜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힘들어하고 많이 그만두는지 알 것 같았다.

이상한 전화와 말도 안 되는 악성 항의, 가격경쟁에 밀려 판매가 거의 이루어지지도 않을 때가 많았다.


토마토 판매를 위해 외삼촌 농장에서 토마토를 직접 재배해봤다.


싱싱하고 맛있는 춘천 로컬푸드 파프리카 



파프리카 등 춘천 농산물 전국에 알린다

정말 힘들었던 시기는 지난해 여름이었다. 엄청난 장마 때문에 계획했던 상품들이 다 망해버렸다.

하지만 지난 일은 빨리 잊자 하고 새로운 상품을 찾으러 정말 열심히 매일매일 춘천의 농장들을 이곳저곳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춘천의 파프리카 농장을 알게 되었다. 파프리카 상태도 너무 좋고 무엇보다 맛이 정말로 좋았다.

내가 사업을 시작하며 스스로 약속한 세 가지는 ‘신선한 농산물’, ‘맛있는 농산물’, ‘고객과의 소통’ 이 세 가지였다.


그런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외삼촌의 토마토와는 달리 파프리카는 박스 구입부터 포장, 배송까지 모두 내가 해야 했다.

초반엔 판매가 부진했다. 인터넷에 파프리카만 검색해도 약 9만개의 상품이 검색됐다.

그중에 내 상품을 노출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춘천시민들께 홍보도 할 겸 당근마켓에 글을 올렸다.

적은 마진으로 하나 팔 거 두 개 세 개 팔아보자 하고 저렴하게 올렸는데 메시지가

엄청 많이 왔다.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

파프리카 재배가 종료되고 나니 겨울이 왔다.

당장 굶어 죽진 않으니 사업을 재정비하며 내년엔 무엇을 판매할 건지 정리를 했다.

올해 4월부터 농산물이 쏟아져나와 판매를 재개했는데

10가지 상품을 계획했으면 그중 6, 7가지는 실패했다.


날씨 변화에 민감한 농산물 특성상 가격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웠다.

무엇보다 신선식품의 특성상 안전한 배송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아무리 꼼꼼하게 포장을 해도 망가져서 도착하는 상품들이 많았다.

이러다가 적자를 볼 것이 분명해서 나중에는 배송 중 파손 위험이 적은 상품류에 집중했다.

나만의 노하우도 생겨 빠르고 안전하게 포장하는 방법도 습득했다.

하나하나 천천히 부딪혀서 배워가는 나의 쇼핑몰 운영은 현재 진행형이다.

나의 고향 춘천의 로컬푸드가 널리 알려져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이 나의 목표다.





이은학은?

코로나19로 촬영스태프 일을 접고 춘천 로컬푸드 쇼핑몰 ‘학스팜’을 운영하는 28세 청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