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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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9

2021.10
#봄내를 꿈꾸다
로컬푸드가 답이다
소양강 사과
사과 하면 이젠 춘천, 기후 최적 맛은 최고



사과꽃에 눈부시던 햇살을 먹는다

사과를 더 푸르게 하던 장마비를 먹는다

사과를 흔들던 소슬바람을 먹는다

사과나무를 감싸던 눈송이를 먹는다

사과 위를 지나던 벌레의 기억을 먹는다

사과나무 잎새를 먹는다

사과를 가꾼 사람의 땀방울을 먹는다

사과를 연구한 식물학자의 지식을 먹는다


- 함민복 시인의 ‘사과를 먹으며’의 일부




사과 주산단지,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북상 중

사과는 ‘과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친숙한 과일이다.

사과는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로도, 뉴턴에게 만유인력의 법칙에 대한 영감을 준 과일로도 불린다.

저장성이 좋아 가을부터 이듬해 늦봄까지 사과를 먹을 수 있다.

예전에는 대구와 충주, 영주 등 경상도가 사과 재배로 유명했지만, 점점 사과 주산단지가 북상하고 있다.

사과 재배에는 많은 일조량과 큰 일교차가 필요한데,

기후변화로 인해 경상도 지역은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고온지역으로 변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강원도 사과 재배 면적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 KOSIS에 따르면 2010년 강원도 사과 재배 면적은 216㏊에서 2021년에는 1,610㏊로 늘었다.


강원도 유일 사과 농업마이스터 이인영 씨


춘천 100여 농가서 50㏊ 농사

춘천의 사과 브랜드는 ‘소양강 사과’다. 춘천 전역 100여 농가(50㏊)에서 사과를 재배해 출하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아리수, 홍로 등 중생종 수확이 한창이다.

춘천시사과연구회 이인영 회장이 운영하는 ‘대풍농원’을 찾아 사과 농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인영 대표는 강원도 유일의 사과 농업마이스터이기도 하다.

농업마이스터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인정받은 전문농업경영인이다.

이인영 대풍농원 대표는 “사과는 다른 과일에 비해 기술력이 더 필요한 작물입니다. 기술력에 따라 생산량도 차이가 많고,

가격 차도 크죠. 한마디로 변수가 큰 과일입니다. 그래서 결과에 따른 성취도가 더 크고 농사도 재미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술력 따라 성과 천차만별

대풍농원은 대를 이어 사과 농사를 짓는 곳이다. 50여년전 아버지 대에 사과 농사를 시작했다.

사과나무 2,000여 주가 5,000여 평의 농장에서 자라고 있다.

춘천에 있는 사과 농장 규모로는 큰 편에 속한다.

후지(부사)가 대부분이지만, 요즘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시나노골드와 사과 가운데

당도가 가장 높은 감홍 등도 조금씩 비중을 늘려 나가고 있다.

어떤 농작물이든 농부의 손길과 관심에 따라 그 결과물이 달라지지만, 사과는 유독 농부의 손길을 많이 타는 작물이다.

나무 한 그루에서 수확할 수 있는 사과 양도 차이가 많으며, 가격도 최대 4배까지 벌어진다.

이 농장에서는 9월에는 아리수, 10월에는 시나노골드와 감홍, 11월에는 후지를 수확한다.

사과 중 후지는 저장성이 좋아 11월 수확 후 6개월 이상 저장하며 원하는 시기에 출하한다.



소비자 인식 변화… 빛깔보다 맛 중요시

11월 수확이 끝나면 쉴 것 같지만 이듬해 농사 준비가 시작된다.

약한 나무를 선별해 퇴비를 주고, 3월까지 가지치기를 한다.

4월 말에는 꽃이 피는데 인공 수정을 해준다. 이후 꽃과 열매를 솎아주고, 병해충 방제 작업도 진행한다.

위로 자라는 가지를 잡아주고 꽃눈을 잘 맺도록 유인추를 달아주는 것도 큰일이다.

예전에는 붉은 빛깔을 예쁘게 내기 위해 봉지를 씌워주고, 반사필름을 까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작업 과정이었다.

요즘은 일손도 부족하고 소비자도 빛깔보다는 맛을 더 중요시하는 등 인식이 개선돼 봉지 씌우기는 생략한다.

한번 사용하면 재활용이 어렵고 쓰레기로 전락하는 반사필름 사용도 점점 줄여 나가는 추세다.



“소양강 사과에 대한 관심 높아졌으면”

사과나무는 접목 1년생 묘목을 심으면 3년 차부터 수확이 가능하지만,

5~15년 된 나무가 수확량도 많고 품질도 좋다.

아직 춘천 소양강 사과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대풍농원 사과는 직거래를 통해 거의 다 소비되는 편이다.

춘천의 다른 사과 농장도 대부분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거나

로컬푸드 직매장, 학교나 군부대 납품 등을 통해 사과를 출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과 농사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입니다.

춘천시사과연구회를 통해 공동 선별 출하 등 규모를 키우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춘천시민이 소양강 사과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기울여 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풍농원 / 동내면 금촌로 94-36 / 010-5360-5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