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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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9

2021.10
#봄내를 만나다
춘천은 지금
지속가능 도시 ⑩ 협동조합
협동조합도시 춘천, 3년간 100개 늘어…

현재 춘천에는 일반협동조합 197개, 사회적협동조합 52개 등 249개의 협동조합이 활동하고 있다. 2018년 민선 7기

춘천시정부가 출범할 당시 136개였던 것이 3년 새 100여 개 이상 늘어났다. ‘협동과 호혜로 움직이는 세계 제일의

협동조합 도시’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협동과 연대를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협동조합이 자리를 잡아 가면서 마을 곳곳에서

기분 좋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길벗 마을돌봄간호사 협동조합(이하 길벗)이 활동하고 있는 효자동과 약사명동을

찾아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간호사-환자 관계보다 가족·이웃 분위기

“주말에 뭐 하셨어요?”

“집 지켰어요.”

“누가 가져갈까봐요?”

“하하하, 호호호.”

효자동 춘천시청소년수련관 1층 효자 사랑방. 이곳에서는 매주 화·목요일 오후 길벗이 운영하는 ‘케어카페’가 열린다.

마을 주민과 간호사는 두 손 꼭 잡고 두 눈을 맞추고 안부를 확인한다.

이름을 묻지 않아도 간호사가 알아서 개인별 카드를 꺼내 든다. 3개월간 친해진 덕이다.

혈압과 혈당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개인 카드에 기록해놓는다.

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케어카페의 역할을 넘어 서로 안부를 챙기는 것이 영락없는 가족의 모습이다.

이날 케어카페를 처음 찾은 김은영 씨(54)와는 상담이 길어져 30분간 이어진다.

맥박과 혈압, 혈당을 확인하고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김지향 길벗 이사장은 “맥박이 빠르고 혈압이 높은데 긴장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꾸준한 일상의 혈압 측정이 중요하며 지금은 스트레칭이나 복식 호흡을 하면서 긴장을 푸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라며

스트레칭 방법과 복식 호흡법을 즉석에서 알려준다.

혼자 하면 잘 안 된다며 같이 할 것을 권했다.


길벗 마을돌봄간호사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효자사랑방 케어카페에서 건강 상담을 받은 주민들이 모여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마을사람들 서로 챙겨주는 관계로

김선알 씨(67)는 처방받은 약제비 명세서를 내밀었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궁금했던 내용을 김 이사장에게 묻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평소 얘기할 상대도 없고, 재미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여기 나오면서 선생님들 만나 조언을 듣고 식단 조절도 하고, 술도 안 먹어요.

잠도 안 오고 했는데 요즘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새벽에 운동도 하게 됐어요.”

김 이사장은 “여기까지 오시는 것도 대단한 거예요. 엄청 잘하고 계신 거예요. 의지가 강한 분처럼 보이시는데,

앞으로도 자주 나오셔요”라며 김 씨를 응원했다.

이날 상담을 받은 마을 주민들은 요가 매트와 지압 발판을 가지고 카페 밖으로 모였다.

1층 로비에 삼삼오오 모여 운동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임미선 간호사가 스트레칭 방법을 알려줬다.

이제는 익숙해진 마을 주민들이 서로서로 도와 가며 운동을 한다.




마을 돌봄까지 확대 계획

약사명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 마련된 케어카페는 분위기가 더 돈독하다.

매일 열리기도 하지만, 건강 체크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면서 어르신들이 서로 친구가 된 덕분이다.

다도, 텃밭 가꾸기와 원예 수업, 요가, 프랑스 자수, 미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일 운영된다.

전문 강사가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진행, 주민의 발길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8월 28일에는 마을장터를 열어 케어카페 프로그램을 통해 완성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길벗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마음을 여신 동네분들이 서로 친구가 됐어요. 자존감도 높아졌어요”라며

“지역사회에 있는 다른 유휴 간호사가 많이 참여해 함께하면 좋겠어요”라고 밝혔다.

길벗은 지난해 춘천사회혁신센터와 진행한 건강카페 시범사업을 통해 만났다가 올해 협동조합으로 자리 잡은 경우다.

간호사 협동조합으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물리치료사와 영양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과 함께 마을 돌봄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약사명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 마련된 케어카페(위)와 효자사랑방 케어카페




세계 제일 협동조합 도시를 향하여

길벗 이외에도 춘천에는 다양한 협동조합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안, 학교 밖 아이들을 돌봐주는 학부모가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또 법인 택시 728대 가운데 협동조합 택시는 114대로, 3개의 협동조합이 운영되면서

운수종사자들의 소득이 늘고 택시 운송 서비스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원도 최다 협동조합 도시에 이어 세계 제일을 향한 새로운 도전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