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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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4

2021.5
#봄내를 즐기다
우리동네 보물찾기
‘오지’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춘천의 알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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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걸 1리와 신이리전망대



  56번 국도를 타고 느랏재터널을 지나 달리다 보면 상걸리 마을이 보인다.

상걸리 마을 직전 커다란 이정표에는 동면 품걸1리와 신이리, 북산면 물로리와 조교리로 가는 방향이 적혀있다.

이 길은 겨울철이라면 피하는 게 좋다. 포장과 비포징이 섞여 있고, 차가 한대만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다.

겨울철이라면 소양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편이 좋다.



5월의 산길, 숨 쉬는 것만으로도 충전


 하지만 5월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구불구불한 이 길에 들어서면 숨만 쉬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산과 개울에서 흘러나오는 좋은 기운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느낌이다.

동백꽃과 진달래, 벚꽃까지 길 위에서 만나는 봄풍경에 쉽게 빠져든다.

상걸리 마을 입구에서 5km 정도 지나면 신이리전망대가 나온다. 눈앞으로 가리산 자락이 뻗어 있다.

산기세가 좋다. 산중턱에 얇은 임도가 띠처럼 드문드문 보인다. 품걸리로 향하는 길이다.

왼쪽 귀퉁이에 소양호도 살짝 걸쳐져 있다. 이 길은 산악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는 라이딩족에게 인기가 높다.

길 위에 드문드문 낙석이 떨어져 있다. 지난해 수해로 망가진 길을 정비한다는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좁은 길에서 어쩌다 차를 만나면 서로 양보하며 지나간다. 워낙 오지 산길이라 차가 많지는 않다.



소양호 역사 새겨진 마을


 오지마을의 대병사처럼 불리는 품걸1리에 들어서면 ‘품안마을’ 펜션을 만날 수 있다.

소양댐이 생기면서 옛 품안초등학교는 물에 잠겨 품걸리로 이전, 품걸리에 품안분교가 생겼다.

이곳은 아이들이 줄면서 폐교됐다가 기업체 연수원을 거쳐 이제는 개인이 운영하는 펜션이 됐다.

품걸 1리는 품걸리 오지마을길(봄내길 6, 6-1, 6-2 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며, ‘아빠 어디가’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품걸1리 김호성 이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사람들 발길이 줄었지만, 요즘도 2~3일씩 호젓한 봄내길을 걸으러 오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김 이장은 30년 동안 마을 우체부로도 일하고 있다.

소양호에서 품걸리로 들어오는 배 수영선박이 나룻터에 우편물을 내려놓으면 김 씨가 우편물을 받아 품걸2리까지 왕복 42km를 달리며 우편물을 전달한다.

소양강댐이 생기면서 일어났던 마을 변천사를 모두 꿰고 있으며, 동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든 속사정을 다 알고 있는 김 이장은 '이야기보따리'다.

넉넉한 인심의 그가 풀어내는 구수한 이야기는 품걸 1리의 또 다른 보물이다.